정치 국회·정당

與도, 결국 중대재해법 동참..50인 미만 사업장 쟁점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1.11 16:28

수정 2020.11.11 17:51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이 11일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발의 및 제정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이 11일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발의 및 제정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파이낸셜뉴스] 국민의당과 정의당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논의에 나서면서 더불어민주당에서도 뒤늦게 해당 법안 발의에 합류했다. 이에 따라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안 연내 처리 논의가 급물살을 타며 가시권에 접어들게 됐다.

노동자 사망사고와 같은 산업재해를 비롯해 '가습기 살균제 사태'와 같은 사회적 재해가 발생할 경우, 관련 기업의 최고경영자(CEO)까지 형사처벌할 수 있는 '중대재해에 대한 기업 및 정부 책임자 처벌법'에 일부 이견차는 있다.

가장 핵심인 '50인 미만 적용 유예'를 주장하는 민주당안에 정의당은 반대하고 있다.
아울러 경영 책임자에 대한 처벌 수위도 징역과 벌금 수준을 높이려는 정의당과 민주당의 의견에 다소 차이가 있다.

■민주당-정의당 논의 주목
민주당과 한국노총의 노동존중실천단에서 활동 중인 박주민, 우원식, 진성준, 허영 의원은 11일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안'을 발의하면서 해당 법의 당론 채택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당론 채택에 대해 "그건 그렇게 어려운 문제가 아닐 것"이라며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기업 및 정부 책임자 처벌과 법인에 대한 징벌적 벌금, 작업중지·영업중지·안전보건교육, 하한선을 둔 징벌적 손해배상 등이 골자인 민주당의 제정안은 중대재해를 저지른 경영책임자와 법인에 대해 징역 또는 벌금형을 내리도록 하되, '하한선'을 두기로 했다. 징벌적 벌금은 전년도 연 매출액 또는 수입액의 10분의 1 범위 내에서 책정하도록 했다.

다만 '50인 미만' 사업체에 대해선 적용을 유예키로 했다.

민주당의 이같은 움직임에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는 '다행'이란 입장을 밝히면서도 정의당 안과의 차이점을 지적했다.

강 원내대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일부 처벌 수위와 50인 미만 적용 유예는 실제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사업장에 대한 부족한 조치라고 본다"며 "이는 향후 관련 법 병합 심의 시 논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민주당은 당 차원에서 박주민 의원의 법안이 면피용이 아닌 확고한 당론임을 국민 앞에 명확히 밝히라"고 촉구했다.

이에 박주민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정의당과 전면적으로 만나서 이야기한 적은 없다. 개별적으로 어느 정도 소통은 했다"며 "다양한 정당들이 이 법에 대해 생각을 갖고 있는데 실제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논의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민주당 제정안은 다른 법령 처벌 수준과 맞춰서 경영 책임자에 대한 처벌을 '사망시 2년 이상 징역 또는 5억원 이상 벌금'으로 제시했으나, 정의당에선 '3년 이상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상 10억원 미만 벌금'으로 주장하고 있다.

벌금을 늘리고 형량을 줄이는 수준에서 합의점은 마련될 수 있으나, 사고가 가장 많이 일어나는 50인 미만 사업체에 대한 법 적용 유예 여부가 가장 큰 쟁점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국민의힘도 변수될 듯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국민의힘 지도부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에 다소 우호적인 입장이지만, 상임위 논의 과정에서 제1야당의 반대 목소리가 변수될 가능성도 있다.

보수정당으로서 친기업 규제완화 기조에 정면으로 배치될 수 있어 환경노동위원회에서 논의되는 과정에서 삐걱거릴 수 있다는 것이다.

산업안전보건법 개정 과정에서 사업주의 책임이 강화됐다는 평가가 있는데 다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으로 경영진의 책임이 가중될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를 의식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에 따라 민주당과 정의당의 제정안을 놓고 협상이 이어지는 과정에서 각론에서 일부 현실적인 여건이 반영될 수 있어 보인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