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효과 빠른 비마약성 우울증 신약 도전” [인터뷰]

최용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1.11 18:23

수정 2020.11.11 18:23

이석찬 뉴로라이브 대표
뇌신경 독자 분석·측정 기술로
정보 전달력 높여 우울감 해소
인지 기능 강화하는 치료제 연구
후보물질 내년 하반기 임상1상
스마일게이트 등서 60억 투자 받아
이석찬 뉴로라이브 대표 뉴로라이브 제공
이석찬 뉴로라이브 대표 뉴로라이브 제공
새로운 우울증 치료제 개발에 나선 스타트업이 있다. 뉴로라이브는 효과가 빠른 비 마약성 우울증치료제 후보물질을 발굴해 내년부터 본격적인 임상에 돌입한다. 창업 2년도 안돼 관련 핵심기술보유와 높은 성장잠재력을 인정받아 벤처캐피탈(VC)로부터 유치한 투자금액이 50억원을 넘어서는 등 관련업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향후 우울증 외에도 알츠하이머 등 정신질환 전반으로 후보물질을 발굴·개발할 계획이다.

■중독없는 우울증 치료제 개발 속도

11일 경기 수원 이의동 뉴로라이브 사무실에서 만난 이석찬 대표는 비 마약성 우울증치료제 개발에 높은 자신감을 보였다. 25년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등에서 뇌신경계 기초과학연구를 맡아온 이 대표는 지난해 4월 뉴로라이브를 창업했다.


뉴로라이브는 기존 우울증 치료제 접근방법이 아닌 약효가 빠른 비마약성 우울증 치료제 신약을 개발중이다. 시냅스 가소성(뇌신경의 정보전달력)을 측정하는 독자 기술을 통해 시냅스 기능을 증가시키고 뇌염증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우울증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를 위해 우울증을 타깃으로 하지 않던 2가지 물질을 약물재창출해 우울증 치료제 후보물질 NR-601을 발굴했다. 현재 전임상 단계를 밟고 있어 내년 하반기 임상1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빠르게 우울증에 효과를 보이는 약물은 시냅스 가소성을 신속하게 증가시키는 특징이 있다. 시냅스 가소성을 측정하려면 신경네트웍이 살아 있는 뇌조직을 갖고 신경 신호를 획득·분석을 해야 한다. 우리는 이 측정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시냅스 가소성 측정기술로 다른 제약사의 신약 후보물질 유효성을 임상 전 조기 판단할 수 있다. 이 기술을 활용한 매출도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우울증치료제는 크게 모노아민과 케타민 등 두가지 계열로 분류된다. 모노아민 계열은 비마약성이지만 치료효과가 늦게 나타나는 단점이 있다. 케타민 계열은 치료효과가 빠르지만 마약성으로 중독, 환각반응 등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는 게 맹점으로 꼽힌다. 모노아민과 케타민 계열의 부작용을 극복하기 위해 뉴로라이브는 효과가 빠르고 비마약성인 새로운 우울증 후보물질을 개발한다. 뉴로라이브는 우울증 치료제를 중심으로 알츠하이머, PTSD(외상후스트레스장애) 등으로 개발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알츠하이머 치료제 후보물질 NR-701은 전임상 단계로 2022년 임상1상 진입이 목표다.

■벤처캐피탈 잇딴 러브콜

뉴로라이브는 VC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스마일게이트, 이앤벤처파트너스에서 시드 투자를 받은 후 레오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 원익투자파트너스, 디티엔인베스트먼트, 키움인베스트먼트 등에서 시리즈A 55억원 투자를 유치했다. 현재까지 누적 투자유치액은 60억원에 이른다. 투자금은 대부분 임상시험에 투입될 예정이다.

투자사들은 뉴로라이브의 연구능력과 인적자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특히 이 대표가 신희섭 기초과학연구원(IBS) 연구단장과 각각 제1저자, 책임저자로 참여한 퇴행성 뇌질환 해결 관련 논문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020년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 최고상인 최우수상에 선정됐다.

이 대표는 "현재 직원 7명 중 뇌신경과학자가 3명이다.
신약 개발 전문가, 임상 전문가도 영입해 신약 개발을 위한 인적자원을 갖췄다"며 "국내 우울증 환자가 많고 질환이 사회에 끼치는 악영향이 커지는 만큼 빠른 임상 진입을 위해 속도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 세계 우울증 환자는 3억2200만명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국바이오경제연구센터에 따르면 중추신경계 글로벌 의약시장은 올해 831억달러(한화 약 92조원), 내년에는 872억달러(한화 약 97조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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