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대표 '실형' 서버비 '미납'··· 생존기로 선 싸이월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1.12 15:40

수정 2020.11.12 16:40

12일 서울동부지법 전제완 대표 실형 선고
법정구속 피해 불구속 상태에서 인수협상
협상자 2곳 이상 있다지만 체결 '불명확'
[파이낸셜뉴스] 도메인 만료 직전에 계약을 1년 연장한 싸이월드가 서버유지비를 내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버유지비 납입 계획조차 밝히지 않고 있는 싸이월드의 인수협상은 난항인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서버업체가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가운데 데이터 손실 없이 사이트 복구가 가능할지 관심이 쏠린다. <본지 10월30일자 27면 참조>
이와 관련해 임금체불 혐의로 기소돼 법원에서 실형 선고에도 법정구속을 피한 전제완 싸이월드 대표는 인수협상만 완료되면 손실 없는 데이터 공개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12일 오후 임금체불 혐의 재판 선고기일에 앞서 서울동부지법에 들어선 전제완 싸이월드 대표가 기자들의 질문에 응답하고 있다. 사진=김성호 기자
12일 오후 임금체불 혐의 재판 선고기일에 앞서 서울동부지법에 들어선 전제완 싸이월드 대표가 기자들의 질문에 응답하고 있다. 사진=김성호 기자

■법정구속 피한 전제완, 인수협상 올인
서울동부지법 형사9단독 조국인 판사는 12일 임금체불과 횡령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대표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피해구제를 위해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전 대표는 즉각 항소장을 제출했다. 항소심 재판을 받는 동안 불구속 상태에서 인수협상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싸이월드 인수협상은 손실 없는 싸이월드 데이터 복구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싸이월드 이용자들이 각자의 미니홈피와 클럽 등에 올린 게시물은 SK커뮤니케이션즈와 KT의 IDC(인터넷데이터센터) 서버에 보관돼 있다. 싸이월드가 밀린 대금을 납부하지 않았으나 보관 중인 데이터엔 큰 손실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체들은 난감함을 드러내면서도 입장표명을 피했다.

SK 한 관계자는 “대금은 전혀 납부되지 않은 게 사실”이라면서도 “특별한 조치는 없었고 계속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만 언급했다.

주무부처인 과기부는 데이터 손실 시 이용자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업체들에게 보전을 당부하고 있다. 다만 업체가 직접 폐업을 신고한 게 아니기에 직접 해결에 나서기엔 제약이 있는 상황이다.

SK와 KT IDC에 들어 있는 싸이월드 이용자 데이터는 아직 대부분이 보전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업체들은 싸이월드로부터 그간의 미납대금을 받지 못했다고 확인했다. fnDB
SK와 KT IDC에 들어 있는 싸이월드 이용자 데이터는 아직 대부분이 보전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업체들은 싸이월드로부터 그간의 미납대금을 받지 못했다고 확인했다. fnDB

■"싸이월드 데이터는 싸이월드 것 아냐"
대금을 납부 받지 못한 업체들이 데이터를 삭제하더라도 법으로 이를 제지할 방안은 마땅치 않다. 사실상 인수업체가 밀린 대금을 납부해주길 기대할 수밖에 없다.

이날 법원에 출두한 전 대표가 “고객의 데이터는 싸이월드의 재산이 아니다”며 “서버비용은 내지 못했지만 국회에서 법 발의도 있었고 과기부가 서버업체들에게 협조도 구하고 있는 걸로 안다”고 강조한 배경이다. 3000만명이 넘는 이용자가 게시한 데이터는 이용자 각자의 자산이므로 사업자가 자의적으로 삭제하게끔 놔둬선 안 된다는 뜻이다.

현재 수개월째 싸이월드 사이트가 접속되지 않고 있는 건 운영상 문제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공판에 앞서 전 대표는 “장기간 노후가 돼서 시스템 엔지니어가 보완을 해줘야 하는데 없다보니까 (접속이 안되는 문제가 생긴다)”며 “데이터엔 전혀 문제가 없고 인수자가 생겨서 시스템 엔지니어가 들어오면 수일 이내에 정상운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11월 현재 싸이월드 사이트는 운영이 중단되어 데이터가 소실될 위기에 처했다. 지난 7월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이 이른바 ‘싸이월드 추억 보호법’이란 이름으로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그래픽=박희진 기자
11월 현재 싸이월드 사이트는 운영이 중단되어 데이터가 소실될 위기에 처했다. 지난 7월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이 이른바 ‘싸이월드 추억 보호법’이란 이름으로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그래픽=박희진 기자

pen@fnnews.com 김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