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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센카쿠열도 충돌시 '美개입' 시사...中 '반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1.12 17:48

수정 2020.11.12 18:24

스가-바이든 오전 8시30분 첫 통화
스가 총리 "차기 대통령"이라 칭해
바이든 "센카쿠열도, 미일안보조약 5조 적용"
중일 충돌시 개입 시사...美정권 이양기 中에 견제구  
바이든-스가 "가능한 한 빨리 만나자"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12일 오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통화 후 총리 관저에서 기자들에게 통화 내용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AP뉴시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12일 오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통화 후 총리 관저에서 기자들에게 통화 내용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AP뉴시스
【도쿄=조은효 특파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간 첫 전화 통화가 12일 오전 이뤄졌다. 문재인 대통령보다 30분 먼저 진행됐다.

NHK에 따르면 양측은 이날 오전 8시30분부터 10분간 전화 회담을 실시했다. 스가 총리는 통화 종료 후 총리 관저에서 기자들에게 "미·일 동맹을 한층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며,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실현을 위해 미·일이 함께 협력하고 싶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코로나 대책과 기후 변화 문제 등 국제 사회 공통의 과제에 대해서도 함께 연계해 나가기로 했으며, 북한에 의한 납치 문제에 대한 협력도 요청했다"고 말했다.

스가 총리는 바이든 당선인을 차기 대통령이라고 칭하면서, 축하의 뜻을 전달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이에 화답하듯, 바이든 당선인은 미·일 동맹 강화,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향해 함께 협력해 갈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에 대한 미·일 안전보장 제5조 적용을 약속한다는 뜻을 표명했다"고 스가 총리는 소개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1일(현지시간) 재향군인의 날을 맞아 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함께 필라델피아의 한국전 기념비를 방문해 참배하고 있다. 로이터 뉴스1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1일(현지시간) 재향군인의 날을 맞아 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함께 필라델피아의 한국전 기념비를 방문해 참배하고 있다. 로이터 뉴스1

바이든 당선인이 언급한 미·일 안전보장조약 5조(무력공격 받은 경우 공동 대처)적용 약속은 만일 이 지역에서 중·일간 무력충돌이 발생할 경우, 일본의 동맹인 미국이 개입하겠다는 의미다. 중국이 미국 내 정권 이양기, 안보 공백을 틈 타 무력행사에 나설 가능성에 견제구를 날린 것이다. 동시에 동맹국인 일본을 안심시키고자 하는 메시지도 담겨있다.

센카쿠열도는 중·일간 영유권 갈등 지역이다. 현재는 일본이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으며 행정구역상 오키나와현에 속해 있다. 중국 정부 선박이 올들어 이 지역에 빈번하게 출몰, 중·일간 긴장의 수위가 한층 높아진 상태다. 미국 대선 직후에도 중국 정부 선박이 이 수역에 접근, 일본 정부를 긴장하게 했다.

중국은 즉각 반발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댜오위다오와 부속 도서는 중국의 고유 영토"라면서 "냉전의 산물인 미·일 안보조약이 제3자의 이익이 훼손해서는 안 되며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해쳐서는 더욱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스가 총리는 향후 미국 방문에 대해 "적절한 시기로 조정할 것"이라며 "가능한 한 빠른 시기에 만나자는 데에 일치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미국 대통령 취임일(내년 1월 20일)이후인 내년 2월께로 바이든 당선인 측과 스가 총리의 방미 시점을 타진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미국의 새 대통령과 정상회담 '순번'이 미국과의 관계를 나타내는 척도로 보고, 여타 국가들보다 가장 먼저 백악관에 당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