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의 실질적 원조는 1930년대 초반 영국이 만든 세계 첫 왕복 무인항공기 '퀸비(여왕벌, Queen Bee)'를 꼽는다. 이전까지 무인항공기는 폭탄을 싣고 목표물에 떨어져 자폭으로 끝났다. 퀸비는 임무를 끝내고 되돌아오는 것까지 했다. 퀸비를 본 미군이 무인비행기 연구를 시작하며 붙인 프로젝트 이름이 수벌을 뜻하는 드론(dron)이다.
전장에서 주로 활용됐던 드론은 군수용 비중이 압도적이다. 하지만 이제는 인류의 보편적 삶을 뒤흔드는 혁신의 대명사로 위상이 격상됐다. 2016년 아마존이 영국 케임브리지 인근 주민의 자택 정원 앞마당에 TV 셋톱박스와 팝콘 한 봉지를 드론으로 배송하는 데 걸린 시간은 13분이다. 글로벌 물류업체들은 앞다퉈 드론배송, 드론택배 기술 개발을 완료했다.
다음 고지는 사람을 태운 드론일 것이다. 사람을 태우고 하늘을 나는 택시, 자동차는 4차 산업혁명의 결정판이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11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드론택시 실증행사를 가졌다. 사람 대신 20㎏짜리 쌀포대 4개를 실은 드론은 상공 50m를 수직으로 날아올라 서강대교, 마포대교 등을 두바퀴 돈 뒤 되돌아왔다. 정부는 2025년 상용화를 기대하고 있다. 우버 등은 이보다 앞서 2023년 플라잉카 상용화가 목표다. 상상이 현실이 될 날이 머잖았다. 아찔하다.
jins@fnnews.com 최진숙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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