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길고양이 학살에 쥐 출몰 늘어난 울산 주택가

최수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1.14 12:00

수정 2020.11.14 11:59

최근 길고양이 5마리 학살돼 경찰수사
쓰레기봉투 사이에 고양이 대신 쥐 
보건소에 퇴치 문의 신고 이어져
배달음식 쓰레기 증가, 야생 들쥐 유입 가능성도 제기
쥐 /자료사진=픽사베이
쥐 /자료사진=픽사베이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최근 울산에서 길고양이 학대와 학살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노후 주택가를 중심으로 쥐 출몰 신고도 이어지고 있어 연관성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쥐는 전염병의 대명사로 불리는 ‘페스트’의 매개체로, 코로나19의 장기화로 힘든 주민들에게 반갑지 않는 소식이 되고 있다.

울산시 남구에 거주하는 주민 A씨는 “최근 쓰레기봉투 사이로 왔다 갔다 하는 쥐를 자주 목격한다”며 “예전에는 고양이가 음식물쓰레기가 담긴 쓰레기봉투를 뜯는 것을 봤는데 고양이 대신 쥐가 보였다”고 말했다.

실제 지역 보건소에도 쥐를 발견하고 퇴치 등을 문의하는 전화신고도 이어지고 있다. 울산 남구보건소 관계자는 “쥐가 나타났는데 잡아달라는 신고전화가 심심찮게 걸려온다”며 “보건소에 전담부서나 업무가 없다보니 퇴치는 어렵지만 신고가 들어오면 해충 처리반을 보내 현장을 살펴보고는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보건소 측은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배달음식이 증가하고 일부 가정에서 먹다 남은 음식물 쓰레기를 배달 포장지에 그대로 담아 버리는 일이 잦다보니 평소 안 보이던 쥐가 자주 눈에 띄는 것 같다는 입장이다.


쥐의 출몰 배경에 대해 지역 주민들은 인근 태화강 둔치에 사는 들쥐가 배달음식 쓰레기로 먹이가 풍부해진 주택가까지 들어왔을 가능성과 함께 최근 길고양이 수가 많이 줄어든 것과의 연관성도 의심했다.

아직까지 길고양이 수가 감소한 것과 관련된 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최근 울산 남구지역에서는 길고양이 연쇄 학살이 신고가 이어지기도 했다.

이달 1일까지 울산 남구의 한 재개발 지역에서 철사로 된 올무에 걸리거나 농약 섞인 사료를 먹고 죽은 고양이가 5마리나 발견돼 현재 경찰이 수사 중이다.

울산시도 고양이를 비롯한 동물의 학대와 학살이 심각하다고 판단, 이에 대응하기 위해 동물보호 특별사법경찰 연합체를 구성키로 했다고 지난 12일 발표했다. 이 연합체는 현재 지자체별 동물감시원으로 지정된 동물보호 담당 공무원들로 구성되며, 특별사법경찰관리로 지정해 합동단속 등 상호 협업할 계획이다.

한편 코로나19처럼 전염병의 대명사로 불리는 것은 일명 ‘흑사병’으로 불리는 ‘페스트’이다. 쥐와 쥐벼룩을 매개체로 옮겨지는 이 전염병으로 중세 유럽에서는 3년 만에 약 2000만 명이 죽는 등 큰 희생을 치렀다. 쥐는 이후 전염병을 일으키고 양곡을 훔쳐 먹는 나쁜 존재로 각인됐다.
우리나라에서는 1970년부터 약 20년간 범국민 쥐잡기 운동까지 벌어졌다. 당시 1월 26일은 전국에서 동시에 쥐약을 놓는 날이었다.
쥐가 대거 소탕된 뒤에는 위생 관념의 확산 등으로 1990년대부터 쥐는 서서히 자취를 감춰갔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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