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메가딜 성사땐 매출 15조 세계 10위권 항공사 탄생

김영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1.12 21:40

수정 2020.11.12 21:40

대한항공, 아시아나 인수 검토
항공업 덩치키워 포스트코로나 대응
조원태 회장, 산은 우군 확보로
경영권 분쟁서 유리한 고지 노려
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검토하게 된 배경에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승부사 기질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규모의 경제가 적용되는 항공산업 특성상 국내를 대표하는 항공사 간 메가딜로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넘어 포스트 코로나에 대응할 수 있는 몸집을 키우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산업은행을 우군으로 확보하면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등 3자연합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복안이 깔려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진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게 될 경우 글로벌 10위권의 초대형 항공사가 탄생하게 된다. 지난해 기준 대한항공 매출액은 12조6834억원, 아시아나항공은 2조1801억원으로 둘을 합하면 매출 15조원대 규모에 달한다.

기체 보유대수 면에서도 글로벌 톱 수준으로 뛰어오른다.
대한항공은 173대, 아시아나는 86대의 기체를 보유 중이다.

그동안 항공업계에서는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무산된 이후 대한항공이 결국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항공업황이 좋지 못한 상황에서 아시아나항공만큼 규모가 큰 항공사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항공업 경험이 있는 대한항공이 적임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대한항공은 올해 코로나19로 글로벌 항공산업이 직격탄을 맞은 와중에도 화물운송을 중심으로 2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여객 좌석을 뜯어내고 그 자리에 화물을 채우는 등 코로나 위기상황을 맞아 임기응변에 나선 조원태 회장의 결단력이 빛을 발했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최근 글로벌 항공업계가 규모의 경제 달성을 위한 몸집 불리기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글로벌 트렌드에도 부합한다는 평가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항공산업에서 대형 항공사 간 빅딜은 시너지 측면에서도 자연스러운 추세"라면서 "규모의 경제 달성을 통해 비용을 낮추는 대신 탑승률을 올리는 등 긍정적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성사될 경우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에도 커다란 변수가 된다. 현재까지 알려진 아시아나항공 인수방안은 산업은행이 한진칼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한 뒤 한진칼이 이 자금으로 금호산업의 아시아나항공 지분 30.77%를 매입하는 방식이다. 한진칼은 별도의 자금 부담 없이 아시아나항공의 1대주주가 되고, 산업은행은 한진칼의 지분을 가져가게 된다. 특히 한진그룹 입장에서는 조현아 전 부사장 등 3자연합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산업은행이라는 든든한 우군을 얻게 된다.


올해 주주총회에서는 조 회장이 가까스로 경영권을 지켜냈지만 이후 3자연합은 지속적으로 지분을 늘렸다. 현재 조 회장 측이 우호지분을 포함해 41.4%를 보유한 반면 3자연합은 반도건설, KCGI(강성부펀드) 등과 합쳐 46.71%(신주인수권 포함) 지분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조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결정한다 하더라도 3자연합 측에서 가처분신청 등 반대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김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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