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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까지 번진 전세난… 역대 최고치 찍은 부동산 지표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1.16 17:41

수정 2020.11.16 18:06

전세수급지수 191…20년래 최고
대구·광주·경기·인천·서울 높아
전셋값 폭등에 매매 수요 급증
주택매수 심리 3개월만에 반등
지방까지 번진 전세난… 역대 최고치 찍은 부동산 지표
새 임대차 법(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 도입 이후 전세 관련 각종 지표들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전세난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10월 전세수급지수는 20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고, 향후 전세값을 예상하는 전세가격 전망지수도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전세품귀현상으로 수도권과 지방 전세값이 상승하고 매매값까지 밀어올리면서 뒤늦게 내집 마련에 나서는 실수요자들과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주택매매 소비심리지수도 3개월만에 다시 상승했다.

■전세수급지수 20년만에 최고치

16일 아파트 분양평가 전문업체 리얼하우스에 따르면 KB국민은행 부동산시세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10월 전국 전세수급지수가 191.1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01년 8월(193.7) 이후 약 20년 만에 최고치다.

전년 동월(148.7) 대비로는 증가율이 28.5%에 달하는 수치다.


전세수급지수는 전세 공급 부족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다. 지수가 높을수록 전세 공급 부족을, 낮을수록 수요 부족을 뜻한다. 전세 수급이 균형 상태일 때는 100, 최대값은 200이다.

지역별 전세수급지수를 살펴보면 대구가 197.1로 가장 높았고 광주 196.1, 경기 195.7, 인천 194.1, 서울 191.8 순으로 나타났다.

최근 전세난은 전세 물량 부족에 새 임대차 법의 부정적인 효과가 겹치면서 나타났다는 것이 중론이다.

전·월세 계약갱신청구권을 활용해 기존 주택에 2년 더 싼 값에 눌러앉는 수요가 늘면서 전세 잠김 현상이 심화했고, 신규 계약은 집주인들이 4년 치 보증금을 한꺼번에 받으려 하면서 전세값도 크게 뛰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전세품귀 현상이 계속되면서 전국적으로 전세가격도 요동치고 있다.

지난달 경기도 아파트 전세가격은 지난해 동월 대비 20.6%로 가장 많이 올랐으며 대전 20.5%, 서울시 17.2%, 울산시 16.2%, 충남 9.0% 순으로 나타났다.

■주택매수 심리도 3개월만에 반등

폭등한 전셋값은 매매가격까지 끌어올리고 있다. 전세수요가 매매수요로 전환되면서다.

전세발 패닉바잉(공포 매수) 심리도 되살아나고 있다. 특히 6·17대책과 7·10 대책으로 충격을 받으며 2개월 연속 하락한 서울의 주택 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3개월만에 반등했다.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가 이날 발표한 '10월 부동산시장 소비자 심리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주택 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전달 129.5에서 1.9포인트 오른 131.4를 기록했다.

이 지수는 전국 152개 시·군·구 6680가구와 중개업소 2338곳에 대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0∼200 범위에서 산출된다. 심리지수는 95 미만은 하강국면, 95 이상·115 미만은 보합국면, 115 이상은 상승 국면으로 분류된다.

경기도의 경우 전달 122.3에서 132.0으로 9.7포인트 올랐고 수도권 전체적으론 123.7에서 129.9로 6.2포인트 상승했다.

매매시장 심리지수는 지방 광역시에서 더 큰 폭으로 뛰었다.


최근 부동산시장이 들썩이는 부산은 145.5로 전달 121.4에서 24.1포인트 상승했다. 울산은 131.8에서 152.7로 20.9포인트, 대구는 135.2에서 149.9로 14.7포인트 올랐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전세시장 불안으로 촉발된 중저가 주택 매수세, 계속되는 집값 상승에 앞으로 집을 마련하지 못할 것이라는 조바심, 풍부한 유동성에 비규제지역으로 유입되는 투자수요 등이 이같은 현상을 초래한 것"이라며 "전세난에 대한 명확한 해법이 없을 경우 내년까지 전세값 상승 및 매매값으로의 전이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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