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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표준 해도집에 '일본해' 대신 숫자로 표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1.17 12:25

수정 2020.11.17 14:13

IHO 협의결과, S-23 대신 S-130 도입에 합의
S-23은 동해를 '일본해'로 단독 명기하고 있어
2023년께 S-130 to 해도집 출범 가능성 점쳐져
韓 "S-23은 역사성 있는 출판물로만 공개" 입장
日 일본해 표기된 아날로그 S-23 방식 무게 실어
중국 동방항공 항공기 내 화면 지도에 동해가 일본해로 단독표기 모습. /사진=뉴시스
중국 동방항공 항공기 내 화면 지도에 동해가 일본해로 단독표기 모습.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국제수로기구(IHO)의 표준 해도(海圖)집에 동해나 일본해와 같은 명칭 대신 번호로 표기하는 새로운 방식이 도입된다. IHO의 표준 해도집이 세계 바다 이름을 표기하는데 근거가 됐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해도집 상 동해에 대해 '일본해' 단독표기를 주장했던 일본의 논리도 상당 부분 약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외교부에 따르면 IHO 회원국들은 지난 16일 화상으로 개최된 'S-23의 미래에 대한 비공식 협의 결과 보고' 관련 총회 토의에서 해도집 '해양과 바다의 경계'(S-23)의 개정판인 'S-130'을 도입하기로 합의했다. S-130의 핵심은 바다에 대한 고유명칭이 숫자로 된 고유식별 번호로 바뀐다는 것이다.

S-23은 1929년 초판이 나온 해도집으로 당시는 일제시대였기 때문에 동해는 일본해로 단독 표기됐고 이는 일본이 국제사회에서 동해를 일본해로 규정하는데 논리를 제공했다.



바다의 고유명칭이 사라지는 S-130가 도입되면 동해에 대한 일본의 일본해 주장은 논리가 약해질 수밖에 없다. IHO는 기존의 'S-23'은 출판물로만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IHO 사무총장 보고서상 제안에서도 S-23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시대로의 역사적 변천을 보여주기 위해 기존에 나온 출판물로서만 공개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며 "앞으로 S-23은 추가로 제작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IHO는 총회 결과를 회원국에 서면으로 회람한 뒤 12월 1일께 최종 발표할 예정이다.

외교부는 일본해 단독 표기해왔던 기준 표준인 S-23이 향후 S-130으로 이어지는 것에 대해 이는 우리 정부가 IHO라는 다자 외교무대에서 1997년부터 이어온 끈질긴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고 보고 있다.

현재 S-130의 구체적인 도입시기는 미정이다. 일각에서는 다음 IHO 총회가 열리는 2023년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IHO 총회와 관련, 일본 매체들은 동해가 S-130에 대한 부분을 설명하면서 일본해로 표기된 아날로그 방식의 표기인 S-23에 무게를 뒀다.
일본 매체들은 "(동해를) '일본해' 표기로 단독으로 사용하도록 하는 지침을 이어가는 방안이 IHO에서 승인될 전망"이라고 보도했고 외교부는 이에 대해 "일본해 호칭 유지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다만 아날로그 방식인 S-23을 강조하고 있는 일본 매체들의 논리와는 달리 이번 IHO 총회에서는 '수로 업무 전자화에 따라 IHO 의 디지털 표준 개발이 불가피하다'는 변화 흐름에 모든 회원국 공감했고, 심지어 일본 역시 이에 대해서는 대체로 인정하는 분위기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향후 새 표준 해도집에서 동해를 일본해로 단독 표기하려는 일본의 논리가 약해질 예정이지만 S-130이 나오기 전까지 표준 해도집으로 S-23이 유효한 것인지에 대해 정부 당국은 여러 회원국의 입장이 다른 만큼 구체적 설명을 아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