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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DH·배민 결합에 브레이크, 혁신은 뒷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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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DH·배민 결합에 브레이크, 혁신은 뒷전인가
공정거래위원회가 독일 딜리버리히어로의 배달의민족 기업결합에 사실상 제동을 걸면서 기업 혁신 의지를 꺾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의 한 요기요플러스 매장 앞에 배달 오토바이가 주차돼 있다. /뉴시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16일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에 한국 1위 배달 애플리케이션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을 인수하려면 요기요를 매각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요기요는 DH가 운영하는 국내 2위 배달앱이다. 하지만 말이 조건부 승인이지 사실상 배민 인수를 하지 말란 얘기나 다름없다.

공정위는 양사 간 결합이 시장 독과점 문제를 낳을 것으로 봤다. 국내 배달앱 시장은 배민, 요기요가 1~2위다. 요기요를 운영하는 DH가 배민까지 사면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게 된다. 배민과 요기요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12월만 해도 98.7%였다. 그러다가 올 9월 90.9%로 떨어졌다. 코로나19 사태로 배달수요가 급증하면서 쿠팡이츠, 위메프오 등 후발주자가 따라붙었기 때문이다. 네이버·카카오 등 IT 강자와 롯데 등 대기업도 속속 배달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공정위는 지난 2009년 국내 오픈마켓 1·2위인 G마켓과 옥션의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했다. 당시에도 시장 독과점 우려가 나왔지만 공정위는 "온라인 기반 사업 특성상 새로운 경쟁사업자 출현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했다. 그때는 되고, 지금은 안 된다니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만약 DH가 이번에 인수를 포기하면 배민의 해외진출은 물거품이 될 수 있다.

한국기업이 외국기업으로부터 높은 가치를 인정받아 경영권까지 확보해 세계에 진출하는 건 박수를 칠 일이다. 힘을 실어줘도 모자랄 판에 오히려 발목을 잡다니 과연 혁신정부를 외치는 문재인정부가 맞나 싶다. 일시적 독과점은 혁신으로 가는 일종의 '성장통'이다. 공정위는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의 국회 통과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철호 전 공정위 부위원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플랫폼 업계는 막 일어나는 산업인데 규제법으로 비쳐선 안 된다"고 우려했다.


올해 초 더불어민주당은 총선을 앞두고 표를 의식해 양사 기업결합에 반대했다. 이번에도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반대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정부·여당의 과도한 혁신 짓누르기가 국내 유니콘기업의 성장판을 닫을까 두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