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진에어·에어부산·서울, 여객 점유율 44% '공룡 LCC' 예고 [항공업계 지각변동]

김영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1.17 18:06

수정 2020.11.17 19:01

<中> LCC업계 구조개편 본격화
업계 1위 제주항공 크게 앞질러
노선 효율화로 공격영업 나서면
이스타·티웨이 등 본격 생존경쟁
합종연횡·M&A 잇따를 듯
진에어·에어부산·서울, 여객 점유율 44% '공룡 LCC' 예고 [항공업계 지각변동]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결정으로 촉발된 항공업계 재편은 저비용항공사(LCC) 시장도 뒤흔들고 있다.

두 항공사의 계열사인 진에어를 중심으로 에어부산, 에어서울이 통합되면 국내 LCC 전체 여객수의 44%를 점유하게 된다. 압도적 시장점유율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영업에 나설 경우 수익성이 낮은 LCC들이 도태되면서 구조개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통합 LCC 공격영업으로 시장 확대

17일 정부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과 함께 두 항공사가 운영 중인 LCC도 단계적으로 통합할 방침이다.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이 합쳐지면 단숨에 LCC업계 1위로 올라선다.

올해 1~10월 LCC 여객수는 1718만여명으로 업계 1위인 제주항공이 가장 많은 462만여명을 기록했다.
그 뒤를 이어 티웨이항공(22.4%), 진에어(20.4%), 에어부산(18.4%) 등의 순이었다. 진에어 등 3사 통합 시 LCC 전체 여객수의 44.2%에 해당하는 압도적 수준으로 올라선다.

LCC 3사를 합쳐 59대의 기재를 보유 중인데 동북아에서는 최대, 아시아에서는 에어아시아 다음으로 큰 규모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구체적인 방안은 나오지 않았지만 한진 측에서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3개사를 단계적으로 통합할 계획으로 알고 있다"면서 "3개사가 통합되면 중복노선 조절, 스케줄 다양화 등 운용 효율성 및 소비자 효용 증대 도모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코로나19 장기화로 국제선 운행이 막힌 LCC들이 국내선을 중심으로 출혈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향후 압도적 시장점유율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영업이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LCC 3사가 진에어를 중심으로 통합된다면 노선 조정, 가격결정력 확보, 유류비 절감 등의 수혜가 예상된다"면서 "지난해 기준 LCC 내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의 국내선 점유율은 42.1%였으며 국제선 점유율은 38.6%로 3사가 통합한다면 규모의 경제 효과를 누릴 수 있을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LCC 구조개편… 추가 M&A 전망도

통합 LCC 출범은 재매각이 진행 중인 이스타항공을 비롯한 LCC 구조개편을 더욱 앞당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미 코로나19 장기화로 영업이 악화일로인 상황에서 LCC 공룡의 등장으로 자생 여력이 없는 LCC 간 합종연횡이나 M&A가 잇따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제주항공과의 M&A가 무산된 이스타항공은 600명 넘는 직원을 정리하고, 현재 재매각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11월부터 운항을 시작한 플라이강원은 전체 직원 가운데 3분의 2가량이 무급휴직에 들어갔다. 에어로케이, 에어프레미아 등 신생 LCC는 운항도 못해보고 문을 닫을 상황이다. 두 항공사는 정부로부터 아직 운항증명(AOC) 발급을 못 받았고, 영업활동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국내 항공시장은 대한항공이라는 1개의 대형항공사(FSC)와 진에어,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형태의 경쟁구도로 재편될 전망"이라면서 "저비용항공사 간의 추가적인 M&A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코로나19로 경영난이 지속될 경우 예상되는 항공사 M&A에 대해서는 막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항공업의 위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항공사의 M&A가 자발적으로 진행된다면 항공산업 발전 차원에서 원만한 결과가 도출될 수 있도록 면밀하게 살펴볼 것"이라고 전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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