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3D 바이오 프린팅으로 공모양 세포 만든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1.18 12:00

수정 2020.11.18 12:00

UNIST 강현욱 교수팀, 스페로이드 제작법 개발
세포 배양·3D 프린팅 기법 합친 바이오 기술
다양한 세포 만들어 암전이·약물효능 실험에 이용
세포 스페로이드를 정밀하게 프린팅하는 '3D 바이오 도트(dot) 프린팅' 기술을 개발한 UNIST 바이오메디컬 공학과 강현욱 교수팀이 세포 농도 및 잉크의 토출 시간 조절을 통해 사이즈가 조절해 세포 스페로이드를 만들었다. UNIST 제공
세포 스페로이드를 정밀하게 프린팅하는 '3D 바이오 도트(dot) 프린팅' 기술을 개발한 UNIST 바이오메디컬 공학과 강현욱 교수팀이 세포 농도 및 잉크의 토출 시간 조절을 통해 사이즈가 조절해 세포 스페로이드를 만들었다. UNIST 제공
[파이낸셜뉴스] 공 모양의 세포 덩어리 '세포 스페로이드'를 원하는 위치에 바로 찍어 낼 수 있는 정밀 프린팅 기법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연구진은 세포 스페로이드가 2차원으로 배양된 세포보다 더 인체 조직에 가까워 암 전이 과정이나 약물 효능을 실험하는데 쓰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바이오메디컬 공학과 강현욱 교수팀이 세포 스페로이드를 정밀하게 프린팅하는 '3D 바이오 도트(dot) 프린팅' 기술을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강현욱 교수는 "이 기술은 간세포, 췌도의 베타세포, 암세포 등 다양한 종류의 세포를 만들어 현재 진행하고 있는 암 침습모델, 간 질환 치료 패치, 줄기세포 스페로이드 기반 이식용 이종장기 개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오 도트 프린팅을 통한 세포 스페로이드 유도과정. UNIST 제공
바이오 도트 프린팅을 통한 세포 스페로이드 유도과정. UNIST 제공
3D 바이오 도트 프린팅은 세포를 구슬모양으로 뭉쳐 자라나게 하는 기술과 세포가 포함된 바이오잉크를 3차원으로 인쇄하듯 찍는 3D 바이오 프린팅 기술을 합친 것이다.

연구진은 이 기술을 이용해 암세포나 췌장에서 인슐린을 분비하는 구슬모양의 조직인 췌도의 베타세포, 간세포 등을 스페로이드 형태로 만드는데 성공했다. 특히 간세포는 기존 스페로이드 배양법으로 배양된 세포보다 성능과 수명이 우수했다.

또 연구진은 다양한 세포 스페로이드 간의 상호작용 살피는 실험도 함께 했다. 개발된 바이오 도트 프린팅 기법으로 암이 섬유아세포로 침투하는 모형이나 혈관상피세포와 간세포 스페로이드간의 상호작용을 볼 수 있는 모형을 만들었다.

제1저자인 전승규 연구원은 "이 기술을 이용하면 기존 기법과 달리 별도의 스페로이드 배양 과정이 필요하지 않고, 원하는 위치에 바로 스페로이드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기술은 세포 스페로이드간 간격을 수 마이크로미터(㎛, 1000분의 1㎜) 수준까지 가깝게 만들 정도로 정밀도가 높다. 이 때문에 스페로이드간 간격을 실제 인간 세포들의 '언택트 교신'을 똑같이 만들어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어떤 세포든 3D 바이오 프린팅의 장점인 삼차원 적층이나 컴퓨터를 이용한 정밀 바이오 가공 기술(CAD/CAM)을 그대로 쓸 수 있다. 인체 장기와 더 닮은 조직 모형 개발이 가속화 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바이오 도트 프린팅으로 제작된 암 세포 스페로이드 침습모델과 간 모델의 형광 이미지. UNIST 제공
바이오 도트 프린팅으로 제작된 암 세포 스페로이드 침습모델과 간 모델의 형광 이미지. UNIST 제공
연구진이 개발한 3D 바이오 도트 프린팅은 배양하고자 하는 세포가 포함된 바이오 잉크를 혼합 하이드로겔 안에 구슬 형태로 하나씩 찍어내는 방식이다. 이 때 바이오 잉크 주위 혼합 하이드로겔은 세포를 구슬 모양으로 뭉치는 '틀' 역할을 한다.
잉크 속 가교제가 접촉면을 구슬 모양으로 굳히기 때문이다. 또 바이오 잉크 안에는 세포가 배양되면 녹아 없어지는 성분도 함께 들어있어 구슬 형태 틀 안에서 세포가 뭉쳐지면서 자라게 된다.


이번 연구결과는 재료 분야 국제학술지인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어리얼즈' 9월 22일자로 온라인에 공개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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