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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발로 끝난 공수처장 추천위…與 "법 개정 강행" vs 野 "법치파괴"

장민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1.19 06:00

수정 2020.11.19 06:00

3차회의서도 후보자 압축 실패
추천위 활동 사실상 종료 수순
민주 "국민의힘 반대로 무산"
국민의힘 "거대여당의 독주"
조재연 공수처장후보추천위원장이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후보자추천위원회 3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조재연 공수처장후보추천위원장이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후보자추천위원회 3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가 18일 개최한 3차 회의에서도 공수처장 최종 후보자 2명을 압축하는 데 실패했다.

여야 추천위원들 간 간극이 좁혀지지 않은 채 줄곧 평행선만 달리면서 추천위 활동도 사실상 종료 수순을 밟게 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의 거부권 무력화를 골자로 한 공수처법 개정안 처리에 나서겠다고 즉각 선언했다. 여야 간 극적 타협 여지가 남아 있긴 하지만, 국민의힘의 강력 반발 속에 여야가 정면충돌할 가능성이 높아 향후 정국이 급속도로 얼어붙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심사 대상에 오른 공수처장 예비후보 10명 가운데 최종 2명 선정을 위한 3차 회의를 개최, 4시간30분여간 논의에 들어갔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추천위원들은 3차례 표결을 시도했으나 정족수를 넘지 못했고, 가장 많이 표를 얻은 후보자 4명을 추려 재차 표결에 나섰지만 정족수에 미달했다. 대한변호사협회와 법무부가 각각 추천한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 전현정 변호사가 5표씩을 얻었지만 야당 측 추천위원인 이헌·임정혁 변호사가 반대했다. 공수처장 후보 선정을 위해선 추천위원 7명 중 6명이 동의해야 한다. 야당 동의 없이는 공수처장 후보 선정이 불가능한 구조다.

야당 추천위원들은 회의를 속개해 후보를 재추천해 새로운 후보 심의 절차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나머지 5명의 추천위원은 더 이상 추가로 회의를 여는 것이 의미가 없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추천위 활동을 종료하기로 했다.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구시대 정당" "국민의 응징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거세게 성토하며 즉각 공수처법 개정 절차에 돌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여당은 내달 2일 본회의 통과를 목표로 법 개정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회의 직후 낸 논평에서 "사실상 국민의힘의 반대로 합의에 의한 추천이 좌절됐다. 모든 책임은 국민의힘에 돌아갈 것"이라며 "법제사법위원회가 중심이 돼 대안을 신속히 추진하도록 하겠다. 법을 개정해서 올해 안에 공수처를 반드시 출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여야 구분 없이 국회가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 4명을 모두 추천하고, 추천위원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공수처장 후보 선임이 가능하도록 한 김용민 의원안, 교섭단체 미추천 시 국회의장이 공수처장을 추천하는 백혜련 의원안을 법사위에 회부한 상태다.


국민의힘은 행정기구인 추천위가 스스로 활동을 종료한 것에 대해 "법치 파괴행위"라고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내며 회의 속개를 촉구했다. 앞으로 여당의 법 개정 움직임이 속도를 내는 가운데 국민의힘이 거대여당의 독주·강행 프레임을 씌워 여론전에 나설 것으로 보여 여야 대치가 장기화될 전망이다.


최형두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추천위는 회의를 속개해 중립적이고, 독립적인 공수처장 후보가 나올 때까지 콘클라베(교황 선출) 방식을 거듭해야 한다"며 "문재인정부와 여당의 후안무치한 법치파괴 동조를 중단하고 추천위 회의에 즉각 복귀하지 않는다면, 역사와 국민의 준엄한 심판에 직면할 것"이라고 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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