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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음료 속 ‘물뽕’ 1분이면 확인… 스티커형 진단키트 나온다 [정명진 의학전문기자의 청진기]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1.19 19:00

수정 2020.11.19 19:00

김상효 가천대 교수 개발
술·음료 속 ‘물뽕’ 1분이면 확인… 스티커형 진단키트 나온다 [정명진 의학전문기자의 청진기]
가천대학교 바이오나노학과 김상효 교수가 신종마약인 'GHB'를 체크할 수 있는 진단키트를 설명하고 있다.
가천대학교 바이오나노학과 김상효 교수가 신종마약인 'GHB'를 체크할 수 있는 진단키트를 설명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자국민들을 위한 해외여행 정보에서 '한국'을 선택하면 '물뽕을 조심하라'는 내용이 첫 페이지에 나옵니다. 홍대와 이태원, 강남의 클럽들에서 신종마약인 GHB로 인한 피해 사례가 보고됐다고 전합니다. 이는 주로 술과 음식, 음료에 약물을 넣는 수법으로 클럽 등엔 혼자 가지 말고 '잔을 잘 지키라'는 예방 수칙까지 나와 있습니다.

최근에는 'GHB'를 간단한 방법으로 검사할 수 있는 약물성 범죄예방 검사키트가 개발됐습니다.
가천대학교 바이오나노학과 김상효 교수는 일반인이 술과 음료에 희석된 GHB를 손쉽게 검사할 수 있는 스티커형 검사키트 '물뽕체크(G-Check)'를 개발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제품은 의심이 가는 술이나 음료를 손가락 끝에 살짝 묻힌 후, 검사용 스티커 표면에 묻히면 1분 이내에 색변화 여부를 통해서 GHB 성분의 희석 여부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색변환 기술을 기반으로 잉크제형 최적화와 표면에너지 매칭 기술을 융합한 기술입니다.

명함 크기로 소지하기가 쉬우며 카드 한 장에 6개의 검출 스티커가 붙어있는 스티커 형태입니다. 필요할 때마다 스티커 한두 개를 떼어서 스마트폰 뒷면이나 가방, 옷 등에 붙인 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또 실제 클럽 등에서의 이용 환경을 고려, 휴대하기 쉽고 상대방이 눈치 채지 않게 검사할 수 있도록 개발됐습니다. 미국, 유럽에서 판매되는 손목 밴드형이나 카드형에 비해 휴대성, 편의성이 뛰어납니다.

GHB는 지난 2018년 '버닝썬'사건으로 세상에 알려진 무색, 무취 신종마약으로 약물성범죄에 가장 많이 쓰이는 대표적인 향정신성의약품입니다.
약물성범죄는 파티문화가 발달한 미국, 유럽에서는 성인 여성의 10%가 피해를 경험했을 만큼 대표적인 성범죄입니다. 우리나라도 최근 클럽문화가 발달하면서 크게 증가하고 있으나 그동안 이를 막을 뚜렷한 장치가 없었습니다.


김 교수는 "'GHB 체크'의 개발로 성범죄 피해 등을 손쉬운 방법으로 사전에 예방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다른 약물 검출도 가능한 약물검출키트를 지속적으로 개발, 관계기관과 협력을 통해 약물성범죄로부터 예방, 보호하는데 앞장서겠다"고 밝혔습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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