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정치

25~27일 방한 中왕이, 꺼내놓을 쟁점은?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1.20 16:00

수정 2020.11.20 15:59

- 미중 사이 중립 요구할 듯
- 2014년에도 왕이→시진핑 방한
- 韓코로나는 제주도 등으로 해결
[서울=뉴시스] 중국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9일 중·아세안 외교장관 화상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출처: 중국 외교부 사이트> 2020.09.10 /사진=뉴시스
[서울=뉴시스] 중국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9일 중·아세안 외교장관 화상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출처: 중국 외교부 사이트> 2020.09.10 /사진=뉴시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25~27일 사흘간 한국을 방문키로 공식 확인되면서 그가 어떤 사안들을 논의 테이블에 풀어놓을지 주목된다.

미중 갈등 고조와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을 목전에 둔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의 입장을 설명하는 자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공통된 분석이다. 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문제 등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미중 사이 중립 요구할 듯
외교부와 주중 한국대사관은 “왕 부장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 초청으로 한국을 찾는다”면서 “1년 만의 방문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한중 외교장관 첫 대면 회담”이라고 20일 밝혔다.


왕 부장과 강 장관은 회담에서 △코로나19 대응 협력 및 양국 고위급 교류 등 한중 양자관계 △한반도 정세 △지역·국제문제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고 외교부는 설명했다.

양국 정부는 미중 갈등이나 바이든 행정부 출범 등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고 있다. 시 주석의 방한 일정에 대해서도 “순방할 경우 한국을 가장 먼저 찾을 것”이라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히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대중국 고립정책이 꾸준히 진행돼 왔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막바지 중국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는 점,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에도 강경 중국 노선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점을 고려하면 이에 대한 중국 측 입장을 피력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이 안보, 경제 양쪽에서 각각 미중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 편에 설 수 없다면 최소한 중립적인 역할이라도 유지해달라는 게 현재 중국 측 희망으로 알려졌다.

앞서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도 지난 8월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부산에서 만나 최근 미중 관계 현황과 이러한 중국 측 입장을 설명했다.

당시 주요 외신은 “중국 최고 외교관의 한국 방문은 워싱턴과 지정학적인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아시아 이웃 국가들과의 관계 강화를 추구하기 위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사진=뉴스1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사진=뉴스1

■2014년에도 왕이→시진핑 방한
한중 양국이 시진핑 주석의 방한을 여러 차례 확인한 만큼 그의 방한 일정 문제도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왕 부장은 지난 2014년 7월 시 주석의 방한 때도 한 달 보름여 전에 미리 공개적으로 한국을 찾아 당시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회동하며 일정을 논의했다. 왕 부장은 중국의 공식적인 외교 라인이다.

왕 부장의 1994년~2019년 방한 13차례 가운데 절반 이상인 7차례가 리펑 총리, 장쩌민 국가주석, 주룽지 총리, 첸치천 부총리, 우방궈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시 주석, 리커창 총리 등의 수행 자격이었다.

다만 바이든 행정부의 출범이 내년 1월20일에 예고돼 있어 시일이 촉박한데다 한국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는 점을 걸림돌이다.

12월 중순에는 중국 최고위 당정 경제정책 결정 회의인 ‘2020년 중앙경제공작회의’가 열린다는 점도 생각해봐야 한다. 경제공작회의는 한 해 경제상황 점검과 평가, 다음 해의 경제정책 목표와 방향을 결정·발표하는데 시 주석과 리커창 총리 등 중국 지도부가 참석한다.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서훈 국가안보실장이 22일 오후 부산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양제츠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과 회담을 마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0.08.22. scchoo@newsis.com /사진=뉴시스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서훈 국가안보실장이 22일 오후 부산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양제츠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과 회담을 마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0.08.22. scchoo@newsis.com /사진=뉴시스

■韓코로나는 제주도 등으로 해결
따라서 시 주석의 방한이 성사될 경우 시점은 왕 부장의 방문과 경제공작회의 중간인 12월 초중순이 될 가능성 있다. 공작회의 이후에도 한국을 찾을 수 있으나 바이든 행정부 출범까지 얼마 남지 않고 연말 순방은 통상 잘 진행하지 않는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엔 시 주석의 방한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 미중 양측 모두에게 의존도가 높은 한국 입장에서도 이 시기는 부담이다.

한국 내 코로나19 확산세 문제는 서울 외에 제주도 등에서 회담을 개최하는 형태로 해결할 수 있다. 양제츠 정치국원 방한 당시에도 코로나19 때문에 부산에서 회담을 개최했다고 한중 양국 정부는 밝혔었다.


외교부는 “강 장관과 왕 부장은 그간 10차례의 외교장관회담을 갖고 3차례의 전화통화를 하는 등 상호 간에 수시로 소통해 왔다”면서 “왕 부장 방한으로 양국 관계를 한층 더 높은 수준으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