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시장변동 속 銀 해외송금 쪼그라든다

최경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1.23 17:54

수정 2020.11.23 19:49

올해 순수개인 134억달러
전년 167억달러比 감소
규제완화로 핀테크 기업 득세 
코로나19 여파도 
銀 대응방안 고심 
시장변동 속 銀 해외송금 쪼그라든다
[파이낸셜뉴스] 올해 시중은행들의 개인 해외송금 규모가 눈에 띄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부의 규제완화에 따른 핀테크 기업들의 득세와 코로나19 여파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올해 1월~10월 순수개인 해외송금액(개인사업자·법인 제외)은 134억600만 달러(14조9074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금액인 167억5300만 달러(18조6125억원)보다 32억9300만 달러(3조6585억원) 감소한 수치다. 은행별 해외송금액 규모를 보면, 최소 8억8700만 달러(9854억5700만원)에서 최대 42억4300만 달러(4조7139억원)를 나타냈다.

이처럼 주요 은행들의 해외송금액이 감소한 것은 우선 해외송금 관련 규제완화 때문이다.
정부는 기존 은행들에게만 허용했던 해외송금 업무를 비은행권인 핀테크 기업들에게도 허용했다. 이후 핀테크 기업들은 시중은행 대비 저렴한 수수료 및 신속한 송금처리 등을 무기로, 국내 유학생과 외국인노동자 등을 대상으로 영업을 빠르게 확대해 나가고 있다. 핀테크 기업들은 현재 30개사 이상으로 늘어났고, 해외송금액도 2년 전에 비해 5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핀테크 기업들의 외환시장 진입 요건도 낮아질 전망이어서, 향후 은행들과 핀테크 기업들간 경쟁은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발표된 정부의 '외환서비스 혁신방안'에 따르면, 앞으로 현행 계좌간 거래 이외의 방법으로 핀테크 기업들이 환전·송금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핀테크 앱을 통해 신청한 해외송금을 가까운 은행 영업점이나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신청 또는 수령이 가능해진다. 다만, 이같은 방안이 실제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외국환거래법 등 관련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코로나19 여파도 은행들의 해외송금액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금융시장 환경을 전반적으로 바꾸고 있는데, 해외송금 분야에 있어서도 결과적으로 시장 축소를 야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중은행들은 해외송금 시장에서의 입지가 좁아지는 것과 관련, 대응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모습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관련 시장이 점점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들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해외송금 수수료에서 가격 경쟁력을 갖추는 것을 도모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kschoi@fnnews.com 최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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