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리튬대신 칼슘으로 이차전지 만든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1.24 10:34

수정 2020.11.24 10:34

DGIST 홍승태 교수팀, 칼슘이온 이용해 양극소재 개발
X선 회절분석 기법을 통해 밝혀진 전극의 초기구조 및 칼슘이온이 삽입된 후 변화된 구조의 전자밀도이다. 구조 내 특정 위치의 전자밀도의 변화에 따라 칼슘이온이 어떠한 확산경로를 통해 이동하는 지 밝힐 수 있었다. DGIST 제공
X선 회절분석 기법을 통해 밝혀진 전극의 초기구조 및 칼슘이온이 삽입된 후 변화된 구조의 전자밀도이다. 구조 내 특정 위치의 전자밀도의 변화에 따라 칼슘이온이 어떠한 확산경로를 통해 이동하는 지 밝힐 수 있었다. DGIST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리튬 대신 칼슘이온을 이용해 충·방전이 가능한 이차전지용 양극소재를 개발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성과가 기존에 사용되는 리튬이온전지의 용량과 성능을 개선한 칼슘이온전지의 상용화에 획기적인 지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은 에너지공학전공 홍승태 교수팀이 칼슘이온전지용 양극소재인 NaV₂(PO₄)₃를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홍승태 교수는 "탈·삽입 기반의 칼슘이온 이차전지용 양극소재를 개발하고 작동 메커니즘을 최초로 규명했다"고 말했다.

이차전지는 이온이 전자와 함께 양극과 음극을 이동하면서 충전과 방전이 일어난다. 이 때 이동하는 전자의 수와 양극소재의 특성에 따라 배터리 용량과 전압이 결정된다. 리튬은 이온당 한 개의 전자가 같이 이동하지만 칼슘은 이온당 두 개의 전자가 이동한다. 따라서 이론상 리튬이온전지보다 2배의 용량이 가능하며 더 높은 에너지밀도를 구현할 수 있다. 또한 지구상에 풍부한 원소인 칼슘을 이용하기 때문에 경제적이기도 하다.

하지만 리튬보다 큰 칼슘의 이온크기와 높은 산화수로 인해 전극물질에 구조적 변형이 발생하게 된다. 이 때문에 칼슘이온의 작동전압을 구현할 수 있는 양극소재의 개선이 필요했다. 양극소재는 방전 시 이온과 전자를 받아주고, 충전 시 이온과 전자를 음극으로 보내는 탈·삽입 과정의 주요 매개체이며, 전자의 작동전압을 결정하는 소재이다.

칼슘이 구조에 탈·삽입 되는 경로를 3차원 구조에 시각적으로 표현했다. DGIST 제공
칼슘이 구조에 탈·삽입 되는 경로를 3차원 구조에 시각적으로 표현했다. DGIST 제공
연구진은 칼슘이온의 특징을 고려해 높은 구조적 안정성을 가진 나시콘 구조(NASICON) 기반의 양극소재인 NaV₂(PO₄)₃를 개발했다.
연구진은 양극소재의 구조 분석과 칼슘의 탈·삽입 메커니즘 분석해 양극소재 구조에 칼슘이온이 탈·삽입 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구조 변화를 규명하면서 높은 용량과 작동전압이 구현 가능함을 증명했다.

홍 교수는 "이러한 작동원리를 적용하면 더욱 높은 에너지 밀도를 달성할 수 있는 칼슘이온전지용 양극소재 개발의 지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을 통해 진행됐으며, 소재화학 분야 국제학술지 '케미스트리 오브 머티리얼즈'에 9월 23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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