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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점장실 대신 휴게실… 직원·고객 만족 높여" [fn이사람]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1.24 17:33

수정 2020.11.24 17:33

신한은행 신림동지점
김정현 지점장
취임 1년도 안돼 우수 영업점에
디지털경험 제공, 대기시간 관리
민원은 줄고 고객 만족도 향상
"지점장실 대신 휴게실… 직원·고객 만족 높여" [fn이사람]
신한은행은 올해부터 새로운 실험을 시작했다.

수도권에 '돈을 벌지 않아도 되는 지점' 5군데를 선보였다. 은행의 존재목적 중 하나인 수익창출을 포기하고 더 높은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탄생한 곳이 '고객 중심 영업점'이다. 동네 사랑방 같은 개념으로 실적 경쟁보다는 고객의 편의를 제공하는 데 집중하는 지점. 고객과 은행이 같이 성장할 수 있도록 고객은 물론 사회와 이웃에 집중하고자 노력하는 지점. 고객 중심 영업점의 또 다른 정의다.

지점장 선임 역시 파격이었다. 그중 신림동지점의 김정현 지점장(사진)은 1979년생, 여성 지점장이다.
통상 차장, 부지점장을 거치고 난 후 지점장으로 발령을 받는데 김 지점장은 차장급 지점장이다. 지점장으로 선발된 후 대내외적으로 주목도 많이 받았다. 김 지점장은 "처음 발령을 받았을 때 많이 놀라고 부담감도 컸다"며 "하지만 생각해보면 과거 CS추진실에서 근무했던 경험이 발령의 한 이유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고 회고했다.

김 지점장은 CS추진실에서 3년간 근무하며 전국의 다양한 영업점을 다니며 컨설팅을 했다. 고객을 중심으로 고민했던 당시의 경험이 지점장으로 발탁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올해 2월 그가 취임한 후 신림동지점은 상반기 오픈뱅킹 전국 2위, 민원건수는 1건, 올해 10월 '굿 서비스' 우수 영업점으로 꼽히면서 환골탈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실 신림동지점은 내점고객과 고령층이 많아 대기시간이 길고 유독 민원이 많은 영업점이었다. 김 지점장은 "고객중심 영업점으로 전환한 이후 내점고객에 대한 적극적인 디지털경험 제공과 대기시간 관리로 놀랄 만한 민원감소와 함께 고객만족도도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고객만족을 높이기 위해 직원들부터 만족시켜야 했다. 특히 고령층의 내점고객이 많은 지점으로 직원들의 업무 강도가 높았다. 그는 지점장실을 없애고 그곳에 직원용 화장실과 휴게공간을 만들었다.

김 지점장은 "직원들이 마음 편히 사용할 수 있는 화장실도 없고, 식사 후 잠깐의 휴식을 취할 공간도 없이 바로 자리에 앉아 일해야만 하는 모습이 많이 속상했었다"며 "그래서 기존 지점장실을 폐쇄하고 그 공간을 활용해 직원용 화장실과 휴게공간을 만들었다"고 들려줬다. 그는 이어 "코로나로 외부에서 점심식사가 어려워진 올해 새롭게 만들어진 공간에서 함께 점심을 먹고 커피 한 잔 나누며 수다 떨 수 있게 되어 가장 행복했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직원들의 업무환경이 개선되자 고객들의 만족도도 올라간 것을 직접 경험하게 된 것이다.


김 지점장의 또 다른 장점은 소통이다. 고객중심 점포의 지점장에게 필요한 덕목이다.


그는 "신림동지점은 기존의 복잡하고 오래 걸리는 실행절차 대신 젊은 직원들 간의 자유롭고 창의적인 수다 후 즉시 실행을 통해 시행착오도 함께 겪어가며 더 나은 결과로 나아가는 즐거움을 공유하고 있다"며 "이런 면에서 상대적으로 직원 간 연령차가 크지 않은 점은 플러스 요인이 됐던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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