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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광장] 중국판 테슬라의 무서운 질주

김충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1.25 18:23

수정 2020.11.25 18:23

정주용 비전크리에이터 대표
[fn광장] 중국판 테슬라의 무서운 질주
올해 서학개미운동의 가장 인기 있는 종목은 단연 테슬라였다. 단순한 전기차 제조기업이 아닌 자율주행 기술 실험을 가장 급진적으로 감행하며 자동차란 존재를 데이터와 연계된 사물인터넷으로 새롭게 각인시키는 데 테슬라의 혁신은 충분히 신선했고, 투자자들을 매료시킬 만큼 매력적이었다. 화성과 우주를 아우르는 일론 머스크란 창업가의 인간적 매력은 테슬라 주가를 더욱 우주적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테슬라의 성장 스토리는 중국 전기차 시장까지 집어삼킬 기세였다. 하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테슬라의 중국 사업이 지속성장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점이 많다.

중국 시장은 중국 로컬 업체들이 득세할 가능성이 높다.
과거 삼성 갤럭시폰이 중국 대륙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던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화웨이, 샤오미, 오포 등 로컬 브랜드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시장을 장악한 상황이다. 오히려 중국 로컬 브랜드들은 안방 시장에서 기른 체력을 바탕으로 인도, 남미를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전기차도 유사한 궤적을 보여줄 가능성이 높다.

올해 중국판 테슬라로 불리며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 시장에서 떠오르는 로컬 브랜드로 니오, 엑스펑, 리오토를 꼽을 수 있다. 니오는 텐센트가 2대 주주로 전략적 투자한 스마트전기차 기업이고, 엑스펑은 알리바바가 2대 주주다. 리오토는 중국판 배달의민족인 메이퇀뎬핑이 2대 주주이다. 세 회사 공히 중국의 거대 데이터플랫폼의 적극적 지원사격을 받고 있다. 데이터플랫폼의 격전지가 스마트폰을 넘어서 덩치 큰 사물인터넷인 스마트전기차로 확장되고 있다는 증거다. 이제 자동차는 제조품으로서 가치보다 뿜어낼 데이터와 소비될 데이터의 양으로 재평가될 가능성이 높다.

머지않아 도래할 완전 자율주행 시대에는 더욱 그러할 것이다. 도로와 주행데이터를 스마트전기차란 매개체를 통해 데이터플랫폼은 빨아들이게 될 것이고, 자율주행 전기차를 통해 이동하는 사용자들은 심심한 이동시간을 스트리밍 서비스, 검색, 전자상거래 구매로 채우게 될 것이다.

중국 정부는 코로나 극복의 일환으로 뉴인프라 투자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전기차 충전소의 대대적 증설이다. 압도적인 전기차 친화적 인프라를 구축하게 될 중국은 내연기관에서 달성하지 못했던 세계 1등을 중국 로컬 스마트전기차 기업들의 치열한 경쟁을 통해 이뤄낼 수도 있는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니오, 엑스펑, 리오토 중국판 테슬라 3사 모두 미국 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있다는 사실이다. 올해 니오 주가는 14배 이상, 엑스펑은 3배 이상 상승했다. 리오토도 상승 추세다. 아무리 미국과 중국이 외교정치 이슈로 충돌해도 월가 투자가들은 중국 전기차 시장의 성장에 열광하고 있는 것이다. 11월 11일 광군제 당시 알리바바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통해 순식간에 1만대가 넘는 엑스펑 전기차가 팔려나갔다.
텐센트는 자신들의 자동차 운영체제를 통해 차량을 스마트폰 단말기로 만들려 한다. 앞으로 중국 스마트전기차가 어떻게 데이터플랫폼과 밀접하게 진화해 나갈지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데이터를 가장 마구 활용하는 나라 중국은 어찌 보면 가장 빠르게 데이터 기반 혁신을 과감하게 실행할 나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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