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 ‘김치’ 우리 것으로 지키려면

이정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1.26 18:00

수정 2020.11.26 18:00

[기자수첩] ‘김치’ 우리 것으로 지키려면
한국인의 밥상에 빠질 수 없는, 우리의 친구 '김치'에 대해 최근 두 가지 소식이 있었다. 좋은 소식은 지난 22일이 '김치의 날'로 제정됐다는 것이다. '다양한 김치소재 하나 하나(11월)가 모여 22가지(22일)의 다양한 효능을 나타낸다'는 뜻을 담았다고 한다.

다른 소식은 이웃 국가가 김치를 종주국으로 주장한다는 다소 언짢은 얘기다. 다행히 업계는 '얼토당토않은 이야기'라며 무시하는 분위기다.

무시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우리 김치의 경우 그들이 기원이라 주장하는 단순한 절임채소와 달리 소금에 절인 후 갖은 양념을 하는 등 고도로 발전시켜왔기 때문이다. 젖산발효 음식이라는 독창성도 있다.

그러나 무작정 자부심을 가지기에 아쉬운 대목이 있다. 여전히 김치 수입이 수출보다 더 많아서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10월까지 김치 수입액은 1억2690만달러, 수출액은 1억1908만달러로 김치무역은 782만달러 적자를 냈다. 지난 8월까지만 해도 11년 만에 '반짝' 흑자로 돌아서기도 했으나 결국 적자로 돌아섰다.

수입이 많은 것은 음식점에 난무하는 저가 중국산 김치가 한몫을 했다. 수출액과 수입액은 엇비슷(?)하지만 무게로는 수출이 3만2833t, 수입이 12만6907t으로 4배나 차이가 난다. 다만, 올해 김치 수출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우리 김치의 수출 증가세는 뚜렷한 만큼 앞으로를 기대해볼 만하다.

김치가 당연히 우리 것이라는 또다른 근거는 '김장'도 있다. 우리의 김장문화는 지난 2013년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등재됐다. 김장을 위해 한데 모이고, 김치를 나누는 행위가 보존할 가치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김장을 포기하는 '김포족'이 절반에 달한다는 어느 김치회사의 설문조사가 나왔다.
'김포족'이 계속 늘다간 함께 모여 김장하는 고유문화가 사라질까 우려도 된다.

그렇다면 김장문화도 세대에 맞게 조금 바뀌는 것이 어떨까. 수직적인 관계에서 김장을 하는 것보단 친구들끼리 모여 편하게 김장을 하고 나눈다면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재미있고 유용한 이벤트가 되지 않을까 싶다.
애초 고유 문화도 지역공동체와 품앗이하며 이웃사촌 간의 정을 나누는 행사였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생활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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