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현장]지금까지 이런 기준은 없었다..카페인가 음식점인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1.27 10:35

수정 2020.11.27 13:39

 [카페공화국 거리두기 적응기]
 2단계 격상 이후 ‘카페’ 정의 두고 여전히 혼선
 음식·음료 파는 회색지대 브런치카페 해석 제각각
- “주력이 뭐냐에 따라...” 애매한 기준에 지자체부터 흔들
- 카페 안되자 커피 마시러 음식점으로
- 카페들 “뭐가 다른가” 불만
27일 점심시간에 방문한 서울 영등포구 프랜차이즈 일반음식점의 모습. 일부 고객들은 음식 대신 커피만 주문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김준혁 인턴기자
27일 점심시간에 방문한 서울 영등포구 프랜차이즈 일반음식점의 모습. 일부 고객들은 음식 대신 커피만 주문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김준혁 인턴기자

#. 서울 종로구 경복궁 인근 한 브런치카페에선 띄엄띄엄 자리에 앉아 있는 몇몇 손님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바리스타에게 매장 내 음료 섭취 가능 여부를 묻자 “가능하다”라는 답이 돌아왔다. 브런치카페는 일반 카페와 다르게 음식점으로 분류, 매장 이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메뉴판엔 맥주 피자 등 주류와 음식류가 적혀 있었지만 착석한 손님들 앞엔 음식 대신 찻잔만이 놓여 있었다.

지난 24일 0시부터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적용되면서 모든 카페에선 배달과 포장만이 가능하다.

문제는 음식점 선정 기준 가운데 사각지대에 있는 브런치카페다.

브런치카페는 영업 특성상 파스타, 피자 등 음식류를 주로 제공하기도 하지만, 커피 등 음료를 찾는 손님들도 방문한다. 거리두기 2단계 이후부터 27일까지 확인된 종로구 브런치카페에선 음료를 마시러 방문한 손님이 절반을 웃돌았다. 특히 오후 시간대에는 10명 중 8명이 음료를 주문했다.

27일 종로구 일대 브런치카페. 이 카페를 방문한 고객들이 각자 커피잔을 앞에 두고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이다./사진=김준혁 인턴기자
27일 종로구 일대 브런치카페. 이 카페를 방문한 고객들이 각자 커피잔을 앞에 두고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이다./사진=김준혁 인턴기자

■같은 ‘브런치카페’ 간판에도 여긴 되고 저긴 안 되고... 애매한 기준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매장 내 영업 가능 여부는 가게의 주력 식품에 달려 있다. 커피와 디저트 같이 포장이 가능한 식품은 포장·배달만 해야 하고, 파스타·피자와 같은 음식은 매장에서 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기준은 매장 내 음료 섭취 가능 여부를 따지기에 모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중구의 한 브런치카페는 “매장 내에서 커피만 시키는 건 안 되고 다른 브런치 메뉴랑 커피를 같이 먹는 건 괜찮다”고 했다. 점주는 뉴스를 보고 직접 중구청이랑 통화한 결과라고 전했다.

이날 방문한 다른 중구 브런치카페에선 커피만 주문해 자리에 앉는 것이 가능했다. 카페 점원은 “음식을 파느냐 안 파느냐로 나누는 것 같은데, 이 가게는 일반음식점으로 돼 있어서 가능하다”면서 “우리도 우려돼서 구청에 물어봤는데 구청에서도 브런치카페를 어떻게 해석할 건지 좀 애매해하는 것 같다”고 했다.

중구청에 카페와 브런치카페의 정의를 문의한 결과, 중구청 관계자는 “중앙부처에서 기준을 내렸지만 보는 사람에 따라 해석이 다를 수 있는 기준이라 세부적으로 판단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우리도 답답하다”고 호소했다.

■일반음식점에서 커피. 카페 “우리랑 뭐가 다른가?”
카페 내 음료 섭취가 금지되자 일반 음식점에서 커피를 마시는 시민들도 늘어났다. 점심시간대 영등포구 프렌차이즈 패스트푸드점에서는 음식 대신 음료를 손에 든 직장인들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이곳 아르바이트는 “2단계 이후 매장에서 커피만 마시는 손님이 확실히 많아졌다”며 “하루 평균 2배 이상 늘어난 것 같다”고 했다.

이 같은 상황에 카페 업주들은 어이가 없다는 반응이다. 프랜차이즈 음식점 등에서 커피만 마시면 카페와 음식점의 차이가 무엇이냐는 불만을 보였다.

경기 성남시 수정구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30대 박모씨는 “너무 웃기지 않나. 식사는 되고 커피만은 안 된다는 게”라며 실소했다.

브런치카페와·음식점 내 커피 섭취 등과 같은 방역 회색지대와 관련한 기준에 지자체와 보건당국도 이렇다 할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한 지자체에선 “음식점에선 음식을 먹느라 말을 많이 안 하고, 카페에선 수다를 많이 떨어서 그렇다”는 취지의 답변도 나왔다.
하지만 음식점에서도 마스크를 벗거나 ‘턱스크’를 하고 음식을 먹으며 대화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복지부 관계자는 “사업 등록 절차상 ‘카페’라는 명확한 정의가 없다”며 “최대한 구체적으로 해석한 기준이 지금의 기준”이라고 설명했다.


음식점과 카페의 차이를 묻는 질문에 복지부 관계자는 “음식은 생계에 있어 꼭 필요한 것이고, 커피는 꼭 마시지 않아도 되는 점 등을 고려해서 이번 기준을 마련했다”며 “브런치카페 등은 주력 판매 식품이 음료인지 음식인지 일일이 파악하는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joonhykim@fnnews.com 김준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