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얼어붙은 무역통상… 전문성 갖춘 로펌, 조력자 역할 빛났다

최재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1.29 17:03

수정 2020.11.29 17:12

일본산 공기업 밸브 반덤핑 관세 등
세종, WTO 소송서 승전보 잇달아
美 관세 폭탄 위기 처했던 철강업계
화우, 적극적 대응으로 무혐의 판결
율촌·세종, 세미나 등으로 정보 제공
코로나19 여파로 전세계 모든 국가가 고통을 호소하면서 국제 통상 분야의 기류가 심상찮게 흐르고 있다. 자국 경제를 우선시하고 자국 기업의 살 길을 모색하는 국가가 늘면서 '세계화'라는 단어로 대표되던 자유무역주의가 쇠퇴하고 있다는 우려 마저 나온다. 수출 비중 높은 한국 경제와 국내 기업에게는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기업들은 이같은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민간기업이 독자적으로 마련할 수 있는 대응책엔 한계가 있다. 국내법은 물론, 국제 통상에서 빠질 수 없는 해외법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로펌의 역할이 중요해지는 이유다.


■로펌 '무역통'..정부와 힘 합친다

'대한민국 제1호 통상변호사' 김두식 대표변호사를 주축으로 국제통상·제재 전문그룹을 꾸린 법무법인 세종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세계무역기구(WTO) 분쟁사건을 수행했다. 특히 세종은 대한민국 정부의 조력자로서 WTO 관련 소송에서 승전보를 전하는 중이다. 최근에는 우리 정부를 대리해 △미국 상무부의 한국산 유정용 강관 반덤핑 조치와 관련한 WTO 분쟁과 △일본산 공기업 전송용 밸브에 대한 한국의 반덤핑 관세 부과 분쟁 등에서 연이어 승소하기도 했다.

세종은 일본과의 무역 신경전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일본 수출제한조치와 관련한 WTO 분쟁에서 우리 정부를 대리 중인 세종은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산업에 사용되는 3개 화학품목과 관련해 분쟁을 수행 중이다.

한국 무역위원회 뿐만 아니라 미국과 중국, 일본 등 주요 외국 무역구제기관 사건에서 국내외 고객들을 대리한 법무법인 화우 역시 우리 정부를 도와 무역시장 활로 개척에 나섰다.

화우는 미국의 철강회사들이 "한국 정부가 국내 철강업계에 부당한 지원을 하고 있다"며 미 상무부에 상계관세 부과를 요청한 사건에서 제 역할을 톡톡히 했다. 화우는 우리 정부와 한국전력, 한국전력거래소 등과 유기적으로 협조해 미국 철강업계가 제기한 모든 사항에 대한 법적 대응 논리를 제공하는 한편, 현지 실사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힘을 보탰다. 미 상무부에서 열린 공청회에서 국내 업계 이해관계를 적극적으로 대변한 화우는 국내 철강업계를 '관세 폭탄' 위기에서 구하는 데 일조했다. 화우의 국제무역통상팀을 이끌고 있는 이성범 변호사는 이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외교부 장관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변호사는 "코로나19 사태로 국가 간 인력 이동이 제한되고 국제통상 환경이 시시각각 변화하고 있어 각종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크다"며 "우리 정부는 하나의 기업이 아닌 국가 단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미연에 발굴하고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내 산업 '지킴이' 역할도

로펌들은 국내 산업의 지킴이 역할도 담당하고 있다.

화우는 중국, 인도 등으로부터의 덤핑수입으로 인한 국내 산업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업계와 기업들에 법률적 도움을 지속적으로 건네고 있다. 또 우리 정부의 반덤핑 조치에 대해 관세부과를 취소해 달라는 외국 기업들의 부당한 요구가 있을 경우 기획재정부와 무역위원회 등을 대리해 법정공방에 나서기도 한다.

코로나19와 보호무역조치 강화 등으로 인해 변화하는 국제 통상 흐름에 대한 정보 전달자 역할도 담당한다.

법무법인 율촌은 다음달 1일 '2020 미국 대선 결과가 한국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세미나를 연다.
율촌은 4년 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됐을 당시에도 국내 로펌 중 최초로 규제환경 변화에 대한 세미나를 열어 국내 기업들에게 시의성 있는 정보를 제공한 바 있다.

세종은 지난 5월 국제통상법센터를 법무법인 부속기관으로 발족하고 국내 기업들이 알아야 할 통상이슈를 담은 책을 발간해 국내 기업들에 시의성 있고 전문적인 정보를 제공 중이다.


세종 관계자는 "국제 통상과 관련한 분쟁이 법률시장의 블루오션이 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통상 현안 모니터링과 심도 있는 연구를 통해 정부와 기업에 양질의 정보를 전할 계획"이라며 "향후 글로벌 로펌들과 공동 세미나를 개최해 각국의 무역 정책을 알아보고 국내 무역업계 및 기업들이 세계 보호무역 정책에 대응할 수 있도록 조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jasonchoi@fnnews.com 최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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