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상공회의소(회장 허용도)가 2일 발표한 ‘부산 ICT 산업 현황과 기업 실태 분석’ 자료를 보면 매출액 기준 전국 상위 300대 ICT 기업에 부산 기업은 한국콩스버그마리타임㈜, 나비스오토모티브시스템즈㈜ 등 5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100위로 한정하면 한 곳도 없다. 이들 기업의 매출액 순위는 모두 100위권 밖이다.
ICT 산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서울과 경기도 집중 현상이 상대적으로 높다. 실제 전국 매출액 상위 300대 ICT 기업의 95%가 서울 강남과 판교를 중심으로 한 경기도 일원에 소재하고 있다. 여타 지방 대도시들도 부산과 비슷한 처지인 것으로 드러났는데 ICT 기업들이 서울 강남과 판교에 모여 드는 것은 비즈니스의 의사결정권이 집중돼 있고 대학의 관련학과를 중심으로 한 양질의 인재풀이 잘 갖춰져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부산 ICT 기업 중 매출 1위 기업은 한국콩스버그마리타임로 2019년 결산재무제표상 매출액은 1428억원이다. 이 기업은 선박자동화시스템을 개발하는 노르웨이의 콩스버그 마리타임(Kongsberg Maritime)의 한국 법인이다.
향토 기업으로서는 차량 네비게이션 소프트웨어와 전자지도 솔루션을 개발 공급하는 나비스오토모티브시스템즈가 890억원으로 매출액이 가장 높았다. 이들 두 기업의 매출액(2019년 기준)은 전년대비 각각 59.9%, 57.4%나 증가해 외형적으로 높은 성장성을 보이고 있다.
또 한 가지 눈여겨 볼 기업은 모바일 게임 ‘포코팡(POKOPANG)’의 선풍적 인기로 급성장해 지역 게임산업의 대표기업으로 자리매김한 트리노드㈜다. 2019년 트리노드의 매출액은 490억원으로 전년대비 무려 284%나 증가했으며 전국 연구개발(R&D) 투자 상위 1000대 기업 중 R&D 투자 증가율이 가장 높은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트리노드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부산지역 게임산업 기반은 여전히 취약한 것이 현실이다. 부산의 매출액 상위 100대 ICT 기업 중 게임 기업은 트리노드와 ㈜마상소프트가 유일하다. 이는 전국 매출액 상위 300대 ICT 기업 중 게임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10%가 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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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상의 한 관계자는“ICT산업의 핵심은 청년인재들인 만큼 지역 ICT 산업육성을 위해서는 청년들이 원하는 비즈니스 인프라와 정주 여건을 빠르게 마련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현재 추진중인 제2 센텀지구를 ICT 등 첨단혁신산업에 기반한 도심형 산업단지로 특화하고 체계적인 개발을 앞당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항만, 물류, 자동차, 조선 등 지역 주력 산업의 부가가치와 블록체인 특구의 지위를 극대화 할 수 있도록 관련 ICT 기업의 전략적 육성 및 유치를 위한 특화 전략도 조속히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defrost@fnnews.com 노동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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