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다리난간 올라선 여성…시민들 힘모아 극단선택 막았다

뉴스1

입력 2020.12.02 14:01

수정 2020.12.02 14:01

지난 22일 오후 광주 광산구 어등대교에서 한 여성이 난간에 걸터앉아 있는 모습.(김래준씨 블랙박스 영상 캡처)2020.12.2 /뉴스1 © News1
지난 22일 오후 광주 광산구 어등대교에서 한 여성이 난간에 걸터앉아 있는 모습.(김래준씨 블랙박스 영상 캡처)2020.12.2 /뉴스1 © News1

(광주=뉴스1) 정다움 기자 = 세상을 비관해 교량 난간에서 뛰어내리려던 여성을 시민들이 설득해 구조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광주 광산구에 거주하는 김래준씨(46)는 지난 22일 오후 2시40분쯤 광산구 운남동 어등대교에서 자동차를 운전하던 중 황급하게 차를 세웠다. 한 여성이 오른편 다리 난간에 위태롭게 걸터앉아 있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비상등을 켜놓은 채 상황을 지켜보던 다른 시민들과는 다르게 차 문을 박차고 해당 여성에게 다가갔다.

당시 여성은 다리 난간 바깥쪽에 신체 절반가량을 내민 채 위태롭게 걸터앉아 있었고, 신체를 지탱하고 있던 남은 한 발도 다리 밖으로 향하던 찰나였다.

김씨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여성의 다리를 붙잡아 가슴팎으로 끌어당겼고 '왜 말리셨어요'라고 말하며 울먹이는 여성에게 연신 '괜찮다'면서 진정시켰다.


183㎝에 80㎏의 건장한 체격임에도 불구하고 김씨가 난간에서 떨어지려는 여성을 구조하는 데 힘에 버거워하자 다른 시민 3명이 뛰어와 구조에 가세했다.

이들은 김씨를 도와 여성의 허리춤을 붙잡고 끌어내리려는 동시에 "이 세상에서 너를 사랑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라고 말하며 다독였다.


5분여의 시민들 설득에 극단적인 선택을 결심했던 이 여성은 다리 난간에서 내려왔고, 구조에 나섰던 한 여성 시민과 함께 자택으로 귀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2일 "난간에 매달려있는 여성을 보자 구조해야겠다는 생각에 앞서 나도 모르게 몸이 먼저 움직였다"며 "다른 시민이 다독이기 위해 했던 '이 세상에는 너를 사랑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왜 이러니'라는 말이 오히려 나 자신을 위로했다"고 말했다.


이 사실을 접한 광주시는 김래준씨를 대표로 구조에 나선 시민들에게 '의로운 시민상' 수여를 검토 중이다.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