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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째 부회장’ 이재용, 회장직보다 사내이사 복귀가 우선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2.02 18:16

수정 2020.12.02 18:16

회장 승계 미룬 이유는
사법리스크 등에 우선순위서 밀려
공식 총수 역할… 서두를 이유 없어
‘9년째 부회장’ 이재용, 회장직보다 사내이사 복귀가 우선
2일 단행된 삼성전자 인사에서 재계의 관심을 집중시켰던 이재용 부회장(사진)의 회장직 승계는 없었다.

2일 재계에 따르면 현재 삼성의 회장직이 공석이기 때문에 이번에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 가능성이 제기됐다. 삼성은 통상 오너 일가의 인사는 사장단 인사와 함께 발표해왔기 때문이다.

이건희 삼성 회장 별세 이후 이 부회장은 공식적으로 총수가 됐지만 아직까지 회장직 승계 여부에 대해선 관측들이 엇갈리고 있다.

재계에선 이 부회장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 탓에 회장 승진이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 부회장 스스로도 회장직 승계에 적극적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내에서는 회장직을 승계해야 한다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총수로서 경영활동을 하는 데는 상관이 없지만, 해외 기업들과 비즈니스를 할 때는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로써 지난 2012년 부회장으로 승진한 이 부회장은 9년째 부회장직을 유지하게 됐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10월 회장직에 오르면서 삼성·현대차·SK·LG 등 4대 그룹 중 이 부회장만 유일하게 회장이 아닌 총수로 남게 됐다.

이번 인사에서도 회장 승진을 건너뛴 만큼 이른 시일 내에 추진될 가능성은 다소 낮아 보인다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이 부회장은 우선 삼성전자 미등기임원이다. 이 때문에 회장직 승계보다 사내이사 복귀가 먼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사내이사가 아닌 상태로 회장에 오르더라도 공식적인 대표이사 자격이 법적으로 주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또 아직까지 남아 있는 재판 일정 등 겹겹이 둘러싼 사법 리스크도 당장 회장직을 승계하기 어려운 걸림돌로 꼽힌다. 재판 등으로 인해 삼성전자 사내이사 직을 내려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모두 해결되기 전에 단기간에 대표이사 회장이 되기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

이와 별개로 이 부회장은 이미 공식적인 삼성의 총수로 인정받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8년에 이 부회장을 대기업집단에 대한 동일인(총수)으로 변경한 바 있다.

고 이건희 회장은 부친 이병철 창업주 별세 후 13일 만에 회장직을 승계했으며,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2018년 5월 구본무 회장 타계 이후 한 달 만에 회장 자리에 올랐다.
최태원 SK 회장은 1998년 부친 최종현 회장 별세 후 일주일 만에 회장직을 이어받기도 했다.

seo1@fnnews.com 김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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