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하도급 업체에 기술 자료를 요구하면서 서면을 주지 않는 등 절차를 위반한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았다.
공정위는 하도급법을 위반한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2000만원을 부과한다고 3일 밝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는 시정명령만 부과한다.
공정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계열사인 현대일렉트릭은 2017~2018년 고압배전반 관련 제품 생산을 위탁한 7개 하도급업체에 기술자료 도면 20개를 요구하며 서면을 발급하지 않았다.
심의 과정에서 현대일렉트릭은 "계약서에 '도면을 제출하라'고 명시했고, 도면 작성 비용을 지급했으므로 소유권은 우리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공정위는 "도면 제출 의무와 소유권 이전 의무는 다르고, 현대일렉트릭이 지급한 비용은 단순 인건비에 불과해 소유권이 이전됐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하도급법에 따르면 원사업자는 정당한 사유가 있을 때에만 기술자료를 요구할 수 있고, 요구시에는 목적과 비밀유지 사항, 권리귀속 관계, 대가 등 사전에 협의된 내용이 적힌 서면을 하도급업체에 줘야 한다.
공정위는 "현대일렉트릭은 원사업자가 하도급 업체에 기술 자료를 요구할 때 교부해야 하는 서면을 주지 않았으므로 하도급법상 절차 규정을 위반한 것이 인정됐다"고 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15~2016년 항공기 엔진부품을 임가공하는 4개 하도급업체에 '작업·검사 지침서' 8개를 요구하며 서면을 주지 않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하도급업체 고유의 기술자료가 아니라 서면발급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으나 공정위는 "해당 자료에 하도급 업체의 노하우와 경험이 반영돼있고, 당시 기술 지도의 실질을 고려했을 때 이는 하도급사 것"이라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기술 자료 요구 시점에 하도급법상 서면을 발급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면서 "기술 유용 행위뿐만 아니라 원사업자의 기술 자료 요구 과정에서 발생하는 절차 위반 행위 감시도 강화해 적발 시 엄중히 제재하겠다"고 했다.
onsunn@fnnews.com 오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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