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

최장수 퇴임 ‘빵투아네트’ 김현미가 남긴 말말말

김현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2.05 09:00

수정 2020.12.07 08:53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4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한국철도기술연구원에서 열린 철도산업발전 간담회에 참석해 박수치고 있다. 사진=뉴스1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4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한국철도기술연구원에서 열린 철도산업발전 간담회에 참석해 박수치고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역대 최장수 국토교통부 수장직을 역임한 김현미 장관이 3년 5개월 만에 변창흠 LH 사장으로 교체된다.

김 장관은 지난 2017년 6월 23일 취임해 1262일(12월 5일 기준)을 국토부 수장으로 역임했다.

여당의 신임을 받는 3선 정치인 출신 김 장관은 강단 있는 정책을 펼쳐 국토, 교통 분야에서 굵직한 성과를 창출했지만, 결국 주택정책의 논란에 발목을 잡힌 상태서 장관직을 떠나게 됐다.

김 장관이 남긴 말들은 때로는 현실과 괴리된 화법으로 시중에 회자되기도 했다.
그가 남긴 발언 중 논란이 부분을 되짚어 본다.

■文정부서 서울 아파트값 11% 올랐다?
김 장관이 주택가격 상승을 놓고 가장 크게 충돌한 부분은 현 정부 들어 집값 상승률에 대한 논란이다. 지난 7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서울 34개 아파트 단지의 시세를 분석해 현 정부에서 (서울 아파트 값이)53%가 올랐다는 내용을 발표하자 김 장관은 대정부 질문을 통해 “문 정부 들어 11%가 올랐다”고 반박했다.

경실련은 이후 기자회견을 열고 김 장관의 주장은 국토부가 집계한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인 14%보다도 낮다고 재반박했다.

이 논란은 결국 정부의 통계 불신 이슈만 만들어 감정원의 통계 집계 방식에서 모집단을 늘리는 개선 작업의 필요성만 부각시켰다.

■영끌 안타까워, 우리집 5억이면 산다?
부동산 시장에 30대의 ‘패닉바잉’ 바람이 거셌던 때는 김 장관이 “30대 영끌 매수가 안타깝다”며 “법인의 물건을 비싼 가격에 사준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8·4 공급대책 발표 이후에는 “영끌 매수보다 3기 신도시 분양을 생각해봐야 한다”고 발언해 청약가점이 낮은 30대 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김 장관의 부동산 관련 실언은 본인의 일산 아파트를 언급 하며 더 불거졌다.

김 장관은 지난달 국회에서 아파트 평균 가격 상승으로 디딤돌 대출(5억원 이하)로 살 수 있는 집이 수도권에 없다는 지적에 대해 “저희 집 정도는 디딤돌 대출로 살수 있다”고 답했다.

김 장관의 일산 집은 덕이지구 하이파크시티 일산아이파크1단지로 전용면적 146㎡ 호가가 최근 7억원을 훌쩍 넘어선 상태다. 실제 지난달 초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올라온 거래가격은 6억4500만원이다.

이 발언으로 김 장관은 “본인 집값도 모르는 사람이 어떻게 주택정책을 좌우하는 국토부 장관직을 수행하느냐”는 비난을 받았다.

■아파트 빵이라면 밤새 만들 것
가장 최근에 이슈가 됐던 발언은 11월 30일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아파트가 빵이라면 제가 밤을 새워서라도 만들겠다”고 한 발언이다.

김 장관은 이날 전체회의에 출석해 “아파트 매물이 부족해서 전세 문제가 발생했는데 전세 대책은 1~2인 가구 중심으로 돼 있어 국민들의 체감도가 많이 떨어진다”는 질문에 답답함을 호소하며 이 같이 답했다.

이 발언으로 인터넷에서는 김 장관을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된다’는 프랑스 루이 16세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 발언을 빗대 ‘빵투아네트’라고 비난했다.

김 장관의 퇴임과 관련해 청와대는 “경질 인사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지만 최근들어 연말 개각에서 김 장관 교체설이 나오는 등 부동산 시장 불안에 대한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교체 가능성이 열려있었다.


신임 국토교통부 장관으로 내정된 변창흠 LH사장에게는 24번의 대책에도 여전히 상승기조를 유지 중인 집값과 전세시장의 매물 부족을 해결할 숙제가 남겨진 상태다.

kimhw@fnnews.com 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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