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컴퓨팅

'묻지마 수주는 옛말' 대기업 공공 IT 수주戰 달라졌다

김아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2.08 14:29

수정 2020.12.08 14:50

SK㈜ C&C, 우체국 금융 시스템 구축
LG CNS, 행안부 e호조 수주
삼성SDS, 기재부 '디브레인' 따내
저예산·최저가 낙찰 등 출혈경쟁 지양해야
'묻지마 수주는 옛말' 대기업 공공 IT 수주戰 달라졌다
[파이낸셜뉴스] 정부의 디지털전환(DT)을 위한 사업 수주를 위해 정보기술(IT) 업체 간 경쟁이 불붙고 있다. 대기업 참여 제한으로 수주가 어려웠던 공공 사업들에 예외 인정이 늘어난데다 관련 법령까지 정비 되면서 대형 IT 기업들의 경쟁구도가 재현되는 모습이다. 경쟁이 심화되면서 과거와 같은 '0원 입찰' 사태를 빚지 않기 위해서는 저예산 구조를 깨고 최저가 낙찰을 지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IT서비스 업계는 전쟁 中
8일 IT 서비스 업계에 따르면 공공 IT 사업 수주전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이는 내년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지난 9월 우체국 차세대 종합금융 시스템 구축사업에는 7년만에 IT서비스 3사(삼성SDS, LG CNS, SK㈜ C&C)가 모두 참전해 치열한 수주전을 치뤘다. 올 하반기 최대 규모인 2000억원을 웃도는 사업 규모의 우체국 차세대 종합금융 시스템 구축사업은 SK㈜ C&C가 수주했다.


총 사업비 750억원 규모의 행정안전부 '차세대 지방재정관리시스템 구축사업(e호조)' 수주전의 영광은 LG CNS에게 돌아갔다. LG CNS는 KT, SK C&C㈜를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지난 7일 선정됐다. LG CNS는 올해 상반기 최대 공공사업이었던 1200억 규모의 보건복지부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 구축 사업(행복e음 사업)을 수주한데 이어 행안부 블록체인 모바일 신분증, 법원행정처 미래등기 시스템 구축, 자산관리공사 차세대 국유재산 관리시스템 등의 공공 사업을 수주했다.

이같은 수주 대결은 이미 지난해 부터 불씨가 싹텄다. 지난해 삼성SDS가 2013년 이후 6년만에 국내 공공 IT 사업에 재참여를 시작하면서다. 당시 삼성SDS는 1191억원 규모 기획재정부 차세대 예산회계 시스템 '디브레인' 구축 사업을 따냈다.

'쥐꼬리' 예산, 바꿔야 DT 성공
향후 공공 IT 수주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올 연말에도 차세대 지방세입정보시스템 사업이 남아있다. 오는 15일이 입찰 마감이다. 이 사업은 삼성SDS가 우선협상자로 선정돼 참여한 바 있지만 이후 사업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신규 사업자를 찾기 위한 입찰공고가 진행, 두번 유찰된 상태다. 업계에서 수익성 한계, 사업범위 불명확성 등을 이유로 참여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IT 시스템을 단순한 비용으로 인식하고 쥐꼬리 예산을 책정하는 정부의 기조가 문제라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업을 분석할 때 사업성, 수익성, 기술혁신성 등 여러 개의 허들이 내부적으로 있는데 이를 넘지 못하면 사업에 참여하지 못한다"라며 "지방세입정보시스템 사업은 이 허들을 넘지 못했고 내용이 바뀌면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같은 수주 경쟁의 심화가 기술 발전 등 바람직한 결과를 이끌 수도 있지만 저가 수주 같은 출혈 경쟁으로 번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과거 공공사업을 수주하면 해당 예산으로는 사업 진행이 불가능 했기 때문에 또 다른 사업을 수주해서 구멍을 메우는 것이 관행이었다"라며 "쥐어짜기로 돌려막는 식으로는 제대로 된 시스템을 만들 수 없다"라고 우려했다.

true@fnnews.com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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