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재건축 첫발만 뗐는데..압구정 현대 15억 급등

김현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2.09 15:22

수정 2020.12.09 15:37

1년새 적게는 7억~15억원 상승
2년 거주의무에 조합설립 속도
사놓고 기다린다 빈집채 놔두기도
최근 재건축 조합설립을 위한 주민동의율 75%를 넘기며 가격이 치솟고 있는 서울 압구정동 압구정현대아파트 전경. 사진=최서영 기자
최근 재건축 조합설립을 위한 주민동의율 75%를 넘기며 가격이 치솟고 있는 서울 압구정동 압구정현대아파트 전경. 사진=최서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서울 강남 정비사업의 최대어인 압구정 현대아파트가 재건축조합 설립 기준인 주민동의율 75%를 넘어서는 단지가 속출하면서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통상 조합 설립부터 길게는 10년이 걸리는 재건축 사업 과정에 첫발을 뗐지만 대형 평형은 연초 대비 호가가 15억원까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압구정 현대가 최근 주춤하던 서울권 아파트의 매매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동의율 충족되자 '부르는 게 값'
9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일대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현대아파트 모든 구역에서 조합 설립을 위한 주민 동의율이 70%를 넘어서며 사실상 재건축이 현실화되자 ‘돌똘한 한 채’를 찾는 투자수요가 몰리고 있다. 최근 압구정현대 6개 구역 중 가장 큰 3구역(현대1∼7차, 10·13·14차)과 2구역(신현대9·11·12차)을 포함해 1·4·5구역까지 5곳이 주민 동의율 75%를 넘겼다. 특히 압구정4구역은 주민 동의율이 82%를 넘어 다음 주 창립총회를 개최한다.
압구정 6구역도 동의율 70%를 넘긴 상태다.

압구정동 현대7차아파트의 가장 큰 평형인 전용 245㎡는 올해 초 시세가 50억원대 초중반을 유지했다. 해당 평형은 지난해 5월 52억원에 거래됐지만 올 8월에는 62억원에 실거래돼 1년 여만에 10억원이 상승했다. 이어 지난 10월에는 같은 평형 매물이 67억원의 신고가를 찍어 1년5개월만에 무려 15억원이 치솟았다.

이 단지의 다른 중대형 매물도 올해 초 시세와 비교하면 대부분 7억~10억원 이상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압구정 현대 인근 공인중개업소들은 최근 대형 평수일수록 가격 상승폭이 더 크다고 전했다.

압구정 A공인 관계자는 “주민 동의율이 높아지며 재건축이 가까워지자 가격 상승을 예상해 강남권은 물론 지방의 개인 큰손들 까지 문의가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거주 2년 규제에 빈집에 전입 신고 속출
지지부진했던 압구정 현대 재건축 조합 결성이 급물살을 탄 데에는 지난 6·17 대책 당시 발표한 ‘재건축 아파트 실거주 2년 의무거주’ 규정때문이다. 압구정 현대 단지 주민들은 내년부터 ‘2년 거주의무’를 피하려면 올해 안에 조합설립인가를 받아야해 발 빠르게 움직인 것으로 분석된다.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내년부터 재건축 2년 실거주 요건이 생길 것이라는 소식에 집주인들이 주소를 옮긴 후 아예 공실로 놔두는 경우도 많아 매물은 더 줄었다“고 말했다.

다만, 해당 법안은 국회 상임위 법안심사 소위를 통과하지 못해 최소한 내년 2월 이후에나 처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압구정 단지들 모두 재건축 연한 30년을 훌쩍 넘긴 상태이고, 실거주 규제에 대한 부담이 커 조합설립을 위한 주민동의율은 계속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kimhw@fnnews.com 김현우 기자 , 최서영 인턴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