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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S 사업 밑그림 그린 석유공사… 동해가스전서 실증 돌입

정상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2.08 17:42

수정 2020.12.08 20:43

CCS사업팀 등 전담조직 확보
생산 종료된 동해가스전 지하에
국내 첫 대규모 CCS플랫폼 구축
연간 40만t 이산화탄소 저장 목표
한국석유공사는 오는 2022년 생산이 종료되는 동해가스전을 탄소 포집·저장(CCS) 실증 플랫폼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사진은 동해가스전 전경. 석유공사 제공
한국석유공사는 오는 2022년 생산이 종료되는 동해가스전을 탄소 포집·저장(CCS) 실증 플랫폼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사진은 동해가스전 전경. 석유공사 제공


한국석유공사가 동해가스전을 활용한 탄소 포집·저장(CCS) 실증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간 축적한 석유·천연가스 개발·생산 경험과 기술력을 토대로 CCS사업을 선도하겠다는 각오다. CCS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그린뉴딜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8일 석유공사에 따르면, 공사는 올해 초 CCS사업팀을 신설하는 등 전담 조직과 전문인력을 확보하고 CCS 실증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CCS사업을 전담하는 조직은 국내 처음이다. 동해가스전도 국내 최초의 대규모 CCS 플랫폼이다.

이호섭 석유공사 CCS사업팀장은 "해외 유전, 자원 개발 등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전문인력 10여명으로 팀이 꾸려졌다. 동해가스전에 오는 2025년 연간 40만t 규모의 이산화탄소 저장 실증이 목표다. 경제성과 안전성이 확보되도록 CCS 사업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CCS 사업의 최대 관건은 저장소 확보 문제다. 포집한 온실가스를 저장할 공간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기술로는 지하의 빈공간을 저장소를 활용해 온실가스를 저장하는 방안이 가장 경제적이다.

이런 점에서 석유공사는 동해가스전을 CCS 실증 플랫폼으로 활용할 수 있는 물적 자원을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다 국내 대륙붕 및 해외유전 탐사·시추·생산 활동을 수행한 경험과 기술력도 갖고 있다.

지난 2004년부터 울산 근해에서 천연가스 등을 생산해온 동해가스전은 2022년 6월 생산이 종료된다. 지난해 기준 하루 평균 천연가스 2800만 입방피트를 생산했다. 석유공사는 가스 생산이 종료된 후 지하 빈 공간을 이산화탄소 저장공간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 팀장은 "그간 국내에서 온실가스는 배출만 할 뿐 따로 모아 저장하는 시설은 없었다. 동해가스전 생산 종료와 함께 국내 CCS 사업의 범위를 확대할 수 있는 최적의 실증플랫폼이 마련된 것"이라고 말했다.

석유공사는 생산이 종료된 동해1 가스전 지하공간에 오는 2025년부터 매년 40만t씩 30년 간 온실가스를 주입, 총 1200만t을 저장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막대한 초기 비용이 투입되는 CCS사업이 경제성을 확보하려면 탄소배출권 가격 현실화, 정부 지원 등이 필요하다.

CCS는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를 포집해 저장하는 기술이다. 최근에는 활용(Utilization)을 더해 CCUS라고도 한다.

전 세계적으로 대규모 CCS 사업은 2019년 기준 총 19개 사업이 실행 중이다. 지난 15년 동안 전세계 이산화탄소 누적 포집용량은 연평균 30% 가량 증가, 지난해 기준 4190만t에 달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전망에 따르면 오는 2050년까지 CCS로 세계 이산화탄소의 10%를 감축할 수 있다.

이 팀장은 "화석연료 중심의 산업구조를 급격히 개편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산화탄소를 지하에 저장하는 CCS 기술이야말로 국내산업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하는 가장 현실적 대안"이라고 했다.

우리 정부도 CCS 사업에 적극적이다. 전날 발표한 '2050 탄소중립' 추진 전략에 CCUS를 조기 상용화하는 내용을 비중있게 포함했다. 민관은 오는 2030년까지 실증·저장기지를 구축하고 핵심기술을 개발하는 1030만t 규모의 CCUS 통합 실증을 진행한다.
동해가스전 CCS 실증도 포함된다.

양수영 석유공사 사장은 "부유식 풍력발전과 CCS 사업으로 그린에너지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미래 종합에너지기업으로의 도약과 변신을 위해 전사적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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