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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發 경제반등 기대감에… "배급·부작용 리스크도 있다"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2.09 17:58

수정 2020.12.09 18:31

경제 전문가들 낙관 속 경계
"회복세 강하지만 체감은 한계"
"내년 세계성장률 50년來 최고
장거리 여행 등 서비스업 발목
코로나 이전 수준에 머물 듯"
英 접종 시작하자 증시 들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백신 최고 회의에 참석해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서 개발한 백신은 미국 시민이 우선 접종하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백신 최고 회의에 참석해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서 개발한 백신은 미국 시민이 우선 접종하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AP뉴시스
영국을 시작으로 코로나19 백신의 집단 접종에 전세계가 돌입하면서 세계 경제 성장을 촉진하겠지만 지나친 기대는 금물이라고 경제전문가들이 벌써부터 경고하고 있다.

8일(현지시간) CNN비즈니스는 각 경제 전문가들을 인용해 내년 세계 경제가 크게 반등하겠지만 기대에 못미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영국이 서방국가 중 처음으로 국민들에 대한 코로나 백신 접종을 시작했으며 이번주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긴급 접종을 허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백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벤 메이 연구원은 "내년 세계 경제의 회복이 역사적으로 봐도 강하겠음에도 많은 사람들이 그러한 체감을 하지 못할 것"이며 "장애물과 변동성에 부딪힐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내년 세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970년대말 이후 가장 높겠으나 내년 여름까지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의 생산을 회복하는데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산업 생산은 회복력을 보일 것이나 서비스 부문, 특히 장거리 여행 관련 업계의 느린 회복을 예상했다.

■경제회복에 4년 걸릴 수도

캐피털이코노믹스의 닐 시어링는 당초 내년 중반까지 세계 GDP가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돌아올 것이라던 전망에서 시기를 2024년으로 늦췄다.

시어링은 "중국 경제가 회복세를 이어가는 반면 스페인과 인도, 프랑스, 영국 등 코로나19 피해가 큰 국가들은 계속 위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CNN머니는 홍콩이 4차 대유행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하고 미국은 지난달 말 추수감사절 연휴후 확진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을 예로 들며 앞으로 수개월내 코로나19 사태를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장기적인 경제 전망을 좌우하게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최근 골드만삭스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앞으로 더 추워지면서 코로나19 리스크가 커지고 미흡한 대책으로 바이러스가 매우 높은 수준으로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렇지만 단기적으로는 영국의 세계 첫 백신접종 소식은 세계 증시에 호재가 되고 있다. 미국 뉴욕 증시의 나스닥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이날 영국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이 시작됐다는 소식에 힘입어 최고치를 보이며 마감했다.

나스닥은 0.5%(62.83포인트) 상승한 1만2582.77, S&P500은 0.28%(10.29포인트) 오르며 처음으로 3700선을 돌파하면서 3702.25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또한 전장 대비 0.35%(104.09포인트) 오른 3만173.88으로 마감했다.

애널리스트들은 투자자들이 코로나19 백신 승인에서 이제는 글로벌 배급 및 혹시 나타날지 모를 부작용 가능성에 더 주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미국 의회가 코로나19 부양책과 1조4000억달러 예산 지출안 합의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만약 예산안 합의에 실패할 경우 미국 정부의 셧다운(부분 폐쇄)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빌게이츠 "2년내 펙데믹 종식"

내년 봄이면 코로나19 백신 6개가 보급돼 사용될 것이며 순조로울 경우 2022년에 팬데믹을 끝낼 수 있을 것이라고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는 전망했다.

경제전문방송 CNBC는 이날 게이츠가 싱가포르 핀테크 페스티벌에 화상으로 참석해 내년 1·4분기까지 현재까지 나온 5개와 실명을 거론하지 않은 백신 한개가 더 승인과 함께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게이츠는 화이자·바이오엔테크 외에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존슨앤존슨, 노바백스의 백신이 수개월내 승인될 것이며 이것 외에 한 개가 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도 백신이 모든 국가, 특히 저개발국을 포함해 공평하게 분배되는 것이 해결 과제라고 말했다.

게이츠는 부인 멜린다와 운영하고 있는 재단이 아스트라제네카와 노바백스의 코로나 백신을 생산하기 위해 세계 최대 백신 제조업체인 인도 세룸 연구소와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또 존슨앤존슨의 백신이 승인될 경우에도 제조업체가 선정될 것이라며 3개 백신 모두 전통적인 백신 기술에 의존할 수 있어 개발과 보관이 화이자나 모더나의 것에 비해 쉽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개발국으로의 백신 수송 또한 수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게이츠는 "2021년에 이 같은 목표를 최대한 달성시켜야 2022년에 팬데믹을 종식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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