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최근 몇 년 동안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온 벤처업계가 상장으로 뱃머리를 돌리고 있다.
13일 벤처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상장을 앞두고 글로벌 사모펀드로부터 1조원 규모의 자본을 확보했다. 최근 TPG캐피탈을 통해 2차례에 걸쳐 7500억원 규모의 제3자 유상증자를 실시한 데 이어, 앵커에쿼티파트너스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2500억원의 증자에 성공했다.
회사는 내년 하반기 이후 진행될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내년도 대출 확대 등 추가적인 사업 추진을 위한 여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분위기로 카카오뱅크에 대한 추가 투자도 이어진다.
클라우드 관리 업체(MSP) 메가존클라우드도 1400억 규모의 시리즈B 1차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는 기존 투자사는 물론 삼성증권, 농협은행, KB증권, 카카오인베스트먼트, KT인베스트먼트 등 총 23개 투자사에 참여했다. 이 회사는 현재 전략적 협력(SI)을 전제로 하는 추가 투자도 논의 중이라고 알려졌다.
메가존클라우드는 오는 2023년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투자는 상장 전 핵심 분야에서 리더십 확보를 위한 포석으로, 인수합병(M&A)와 투자 활동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벤처업계에선 패러다임이 '상장'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중소벤처기업부는 "코스피·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20개 기업 안에 벤처기업이 각각 4개사, 13개사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라며 "코스닥에 있는 13개 기업의 시총은 올해 3월 말 기준 14조 8000억원에서 이달 초 44조 6000억원으로 200% 넘게 오르며 주식시장의 새로운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라고 발표한 바 있다.
내년부터 국내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벤처기업) 기업들의 상장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유니콘기업 중 비바리퍼블리카 등 총 7개사가 상장을 추진하고 있고, 야놀자, 쏘카 등 3개사는 상장 주간사 선정까지 마쳤다.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올해 벤처 정책과 시장의 방향이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벤처기업) 키우기'였다면, 내년부턴 '상장'으로 패러대임이 옮겨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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