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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펌들, 검·경 출신 잇단 영입하며 형사분야 강화.. 왜? [법조인사이트]

구자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2.13 15:23

수정 2020.12.13 15:23

태평양에 합류한 김수남 전 검찰총장(왼쪽)과 바른 대표변호사로 선임된 김현웅 전 법무부 장관. 태평양·바른 제공
태평양에 합류한 김수남 전 검찰총장(왼쪽)과 바른 대표변호사로 선임된 김현웅 전 법무부 장관. 태평양·바른 제공

최근 로펌들이 검찰, 경찰 출신의 인재들을 잇따라 영입하며 형사 분야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경찰 출신 변호사 모시기에 연일 공을 들이는 것은 동시에 검찰을 떠나 자유이적시장(FA)에 나온 전직 검사도 속속 영입해 형사팀을 보강하는 등 투트랙 전략에 적극 나섰다.

■ 로펌들, 검·경 출신 인재 영입 치열
최근 인재 영입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로펌은 태평양이다. 태평양은 올해 7월과 9월 김수남 전 검찰총장, 최현 전 대전지방경찰청장 등을 잇따라 영입한 데 이어 최근 ‘금융특수통’으로 불리는 김범기 전 서울남부지검 차장검사와 장우성 전 경찰청 외사국 총경을 데려왔다. 김 전 차장검사는 24년여간 검찰에서 각종 금융 빛 기업비리 사건을 담당해온 인물이다.

김앤장 법률사무소도 이선욱 전 춘천지검 차장과 김남우 전 서울동부지검 차장을 영입했다.
이 전 차장은 법무부 형사기획과장과 최고의 요직으로 분류되는 검찰과장도 거쳤다. 김 전 차장은 서울동부지검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병역특혜 의혹 사건을 총괄하기도 했다.

세종은 여성 최초로 서울중앙지검 차장을 역임한 이노공 전 성남지청장을 비롯해 서울중앙지검 검사를 역임한 박기태 변호사, 경찰 간부 출신의 이영재 변호사, 김주형 변호사 등을 영입했다. 또 김정훈 전 서울경찰청장도 이달부터 고문으로 활약하게 된다.

화우는 김재옥 전 대구지검 제2차장검사, 이문성 전 서부지검 부장검사, 김영기 전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장을 영입했다. 또 허영범 전 부상지방경찰청장을 고문으로 임명했고 경찰청 수사국 출신인 김진형 변호사도 화우 형사대응그룹에 합류했다.

율촌은 경찰수사대응팀을 신설하고 이상식 전 부산경찰청장, 이인석 변호사, 김진배 변호사 등을 영입했다. 광장도 올해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 출신의 전양석 변호사를 데려왔다. 전 전 부장은 광장 내 검찰형사그룹에서 공판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바른은 김현웅 전 법무부 장관을 대표변호사로 선임하고 서울고검, 법무부 등을 거친 박성근 변호사를 영입했다. 동인 역시 법제처장과 대통령 법무비서관을 역임한 김형연 변호사를 비롯해 서울고검 출신의 김현선 변호사, 서울남부지검 형사4부장 출신의 조호경 변호사를 데려왔다.

■ 수사권 조정·기업 리스크 증가 대비
이처럼 로펌들이 형사 분야를 강화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검경수사권 조정이 본격화되면 수사 단계에서 변호사의 조력이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과거보다 검찰의 대대적인 기업 수사는 줄어들겠지만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경찰의 직접 수사 기능 강화 등으로 인해 전체적인 기업 수사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환경·사회·지배구조(ESG)’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환경, 공정거래, 조세, 노동 관련 사건들에 대한 기업들의 리스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기업들이 형사 사건에 휘말릴 경우 각 분야별로 이에 대응할 전문가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는 라임·옵티머스 펀드 사태를 비롯해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가습기살균제, 코오롱 인보사 사건,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보톡스 분쟁, BMW 차량 결함 은폐 의혹 모두 형사 사건이다.
또 부당노동행위를 둘러싼 사건도 끊이지 않고 있다.

화우 윤희식 형사대응그룹장은 “최근 산업현장 재해에 대한 규제 및 처벌강화, 노사관계 변화 등 노동분야의 정부 정책과 노동 상황이 변화하고 있다”며 “금융규제와 소비자 보호 강화 추세에 맞게 최근 기업 환경과 수요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신속하면서 전문화된 법률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태평양 형사분야 총괄책임자인 이진한 변호사는 "기업 대형사건의 경우 검찰에서 최종 처리하기에 관련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세부분야별 형사 전문가 노하우가 필요하다"며 "로펌에서 영입할 수 있는 경찰 내 변호사 자격자가 늘고 있어 인재 영입 차원의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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