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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빚투'하는 사람 멋있어 보여"…20대의 주식 이야기

뉴스1

입력 2020.12.15 06:15

수정 2020.12.15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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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문동주 기자 = "제약주를 비롯해서 한국 주식은 20%~30%씩 급등하는 종목이 많잖아요. 그런 거 보면 저도 그런 생각 들죠, '나도 돈 많으면 한탕 할 수 있겠다'"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뉴스1>에서 만난 20대 주식투자자 이씨(25)는 코로나로 주가가 내려가던 시기 '지금 뛰어들지 않으면 손해'라는 생각으로 주식을 시작했다. 그는 "백신이 나왔다느니 어쩌니 하면서 급등하는 종목들이 보이니까 친구들도 많이 시작한 것 같다. 뉴스에서도 주식 이야기가 하도 많이 나오니까"라며 친구 중에도 주식을 시작한 사람이 많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20대 주식투자자인 김씨(25)는 "월급을 저축해봤지만 얻을 수 있는 소득이 '쥐꼬리'만 해서 주식을 시작했다"며 낮은 금리를 주식 투자의 이유로 꼽았다.

실제로 20대 주식투자는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혜영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9월 15일까지 20대 투자자들의 신규 개설 증권계좌는 315만 7376개로 지난해 144만 478개의 두 배를 넘어섰다. 1인당 1계좌로 가정할 때 통계청에서 집계한 20대 인구 680만 1367명 중 절반이 새로 주식시장에 뛰어든 것이다.

20대의 '빚투' 현상도 급증했다. 지난 10월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만 30세 미만의 신용융자잔고가 지난해 말 1600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해 지난 9월 기준 4200억원으로 162.5% 폭증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연령 평균 증가율 89.1%를 훨씬 넘어서는 수치다.

이씨는 "한국 주식은 제약주뿐 아니라 20%~30%씩 급등하는 종목들이 많다. 그런 종목들을 보면 '나도 돈만 많으면 한탕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그런 마음으로 다들 빚내서 주식에 투자하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김씨는 "오히려 빚내서 주식에 투자하는 사람이 멋있게 보인다"며 "나는 용기가 없어서 못 하는 것뿐"이라고 터놓기도 했다.

이처럼 20대 사이 주식 열풍이 부는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젊은 사람들이 수익을 낼 방법이 마땅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코로나뿐만 아니라 어느 상황이든지 주식시장이 급등할 때 들어가는 계층은 대부분 젊은 계층"이라며 "중장년층보다 위험부담을 감수하려는 성격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금은 노동 수익만 가지고는 집 한 채 사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집값은 계속 오르고 다른 곳에서 수익을 내야 하는데 부동산 다음으로 투자자들이 갈 수 있는 곳이 주식"이라고 말했다. 또 김 교수는 "유동성 역시 또 하나의 이유"라며 "금리가 너무 낮기 때문에 리스크를 껴안고라도 주식을 사는 것이 당연해졌다"고 덧붙였다.

다만 전문가들은 부채를 통한 주식투자를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20대들이 섣불리 신용거래를 하는 것은 좋지 않다. 부채로 주식을 하면 가격이 내려갔을 때 '끝장'날 수 있다"며 "주식에서 잃었다고 선물옵션을 건드려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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