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문동주 기자 = "제약주를 비롯해서 한국 주식은 20%~30%씩 급등하는 종목이 많잖아요. 그런 거 보면 저도 그런 생각 들죠, '나도 돈 많으면 한탕 할 수 있겠다'"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뉴스1>에서 만난 20대 주식투자자 이씨(25)는 코로나로 주가가 내려가던 시기 '지금 뛰어들지 않으면 손해'라는 생각으로 주식을 시작했다. 그는 "백신이 나왔다느니 어쩌니 하면서 급등하는 종목들이 보이니까 친구들도 많이 시작한 것 같다. 뉴스에서도 주식 이야기가 하도 많이 나오니까"라며 친구 중에도 주식을 시작한 사람이 많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20대 주식투자자인 김씨(25)는 "월급을 저축해봤지만 얻을 수 있는 소득이 '쥐꼬리'만 해서 주식을 시작했다"며 낮은 금리를 주식 투자의 이유로 꼽았다.
실제로 20대 주식투자는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대의 '빚투' 현상도 급증했다. 지난 10월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만 30세 미만의 신용융자잔고가 지난해 말 1600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해 지난 9월 기준 4200억원으로 162.5% 폭증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연령 평균 증가율 89.1%를 훨씬 넘어서는 수치다.
이씨는 "한국 주식은 제약주뿐 아니라 20%~30%씩 급등하는 종목들이 많다. 그런 종목들을 보면 '나도 돈만 많으면 한탕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그런 마음으로 다들 빚내서 주식에 투자하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김씨는 "오히려 빚내서 주식에 투자하는 사람이 멋있게 보인다"며 "나는 용기가 없어서 못 하는 것뿐"이라고 터놓기도 했다.
이처럼 20대 사이 주식 열풍이 부는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젊은 사람들이 수익을 낼 방법이 마땅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코로나뿐만 아니라 어느 상황이든지 주식시장이 급등할 때 들어가는 계층은 대부분 젊은 계층"이라며 "중장년층보다 위험부담을 감수하려는 성격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금은 노동 수익만 가지고는 집 한 채 사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집값은 계속 오르고 다른 곳에서 수익을 내야 하는데 부동산 다음으로 투자자들이 갈 수 있는 곳이 주식"이라고 말했다. 또 김 교수는 "유동성 역시 또 하나의 이유"라며 "금리가 너무 낮기 때문에 리스크를 껴안고라도 주식을 사는 것이 당연해졌다"고 덧붙였다.
다만 전문가들은 부채를 통한 주식투자를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20대들이 섣불리 신용거래를 하는 것은 좋지 않다. 부채로 주식을 하면 가격이 내려갔을 때 '끝장'날 수 있다"며 "주식에서 잃었다고 선물옵션을 건드려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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