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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2만달러 돌파, 사상 최고치 경신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2.17 00:56

수정 2020.12.17 00:56

[파이낸셜뉴스] 지난 2017년에 기록적인 버블 붕괴를 겪었던 암호화폐 비트코인이 16일(현지시간) 사상 최초로 2만달러(약 2182만원)를 돌파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상승세가 2017년과 다르다며 개인 투자자보다는 기관 투자자들이 시세를 끌어올렸다고 진단했다.

미 경제 매체 CNBC는 이날 암호화폐 시장조사업체 코인메트릭을 인용해 비트코인 가격이 전일보다 5.6% 올라 2만600달러에 거래됐다고 전했다. 비트코인 시세는 2017년 말에 1만9783달러까지 올랐다가 버블이 무너지면서 추락했고 1년 뒤에는 3000달러 근처까지 떨어졌다. 비트코인 가격은 올해 들어 꾸준히 상승해 연초대비 약 180% 올랐으며 지난 1일에 1만9800달러를 기록하며 3년 전 최고가를 넘었다.

비트코인 그래픽 이미지.로이터뉴스1
비트코인 그래픽 이미지.로이터뉴스1


미 암호화폐 시장조사업체 크립토컴페어의 찰스 헤이터 최고경영자(CEO)는 폴 투더 존스, 스탠리 드러켄밀러같은 유명 억만장자 투자자들이 최근 비트코인 투자 사실을 공개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미 보험사 매사추세츠뮤츄얼라이프보험은 지난 11일 일반투자계정에 1억달러 규모의 비트코인을 추가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영국 자산운용사 러퍼는 15일 고객 보고서에서 자산 포트폴리오 가운데 약 2.5%를 비트코인에 투자하겠다고 알렸다.

헤이터는 최근 주류 투자업계의 비트코인 매수를 두고 “자산 운용가들이 일종의 도미노 효과처럼 비트코인에 들어서고 있다”고 말했다. 암호화폐 투자 플랫폼 e토로의 요니 아시아 CEO는 “2만달러 고지는 비트코인 역사에 기념할만한 지점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암호화폐가 더는 컴퓨터 프로그래머나 핀테크 관계자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더욱 다양한 사람들의 관심사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CNBC는 올해 상승장이 개인투자자 위주로 진행됐던 2017년 버블과 달리 기관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다우존스는 2021년부터 암호화폐 관련 지수를 출범하겠다고 공언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도 15일 미 소프트웨어 기업 코인루트와 협업해 내년부터 암호화폐 지수를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러퍼는 비트코인 투자와 관련해 “이번 투자는 작은 규모지만 주요 기축통화들의 가치가 계속해서 떨어지는 가운데 강력한 보험 역할을 할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각국 통화정책에 따른 위험을 감안해 금이나 물가상승률 관련 채권보다 훨씬 많은 양의 비트코인을 매입한다고 설명했다.

암호화폐 컨설팅업체 퀀텀이코노믹스의 제이슨 딘 애널리스트는 비트코인의 채굴량이 정해져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기관 투자자들이 막차에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컴퓨터에서 채굴 프로그램으로 생성되는 비트코인은 설계상 2100만개만 생산되도록 정해져 있다. 딘은 “비트코인 공급이 정해진 상황에서 시장에 풀린 물량을 확보하려는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형 투자자들이 이를 깨닫고 물량 확보를 위해 팔을 걷어부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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