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오늘 3단계 발표" 가짜뉴스, '생필품 사재기' 불렀다

김성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2.17 17:43

수정 2020.12.17 21:10

3단계 격상 소문에 공포감 자극
"외출 어려워지기 전 미리 장 보자"
쌀·라면·물 등 생필품 구매행렬
정부 "3단계때 생필품 판매 검토"
17일 온라인을 중심으로 정부가 거리두기 3단계를 시행한다는 내용이 퍼져나가고 있다. 보건당국은 이를 허위사실이라며 부인했다.
17일 온라인을 중심으로 정부가 거리두기 3단계를 시행한다는 내용이 퍼져나가고 있다. 보건당국은 이를 허위사실이라며 부인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대형마트가 몰려드는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가 코앞으로 다가왔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방역지침상 3단계로 상향되면 대형마트를 비롯해 상점과 식당 등이 문을 닫는다. 확산세가 걷잡을 수 없이 거세져 3단계가 장기화될 경우에 대비한 생필품 확보 행렬로 분석된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유튜브,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을 통해 퍼지는 풍문이 사재기를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3단계 될라" 생필품 구매행렬

방역당국은 17일 "사재기 방지를 위해 집합금지 시설에서 제외해 달라"는 한국체인스토어협회의 건의를 받아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와 검토 중에 있다.

협회는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국내 대형마트 3사의 의견을 모아 거리두기 3단계 시 대형마트 문을 닫도록 하는 방역지침이 사재기로 이어질 조짐이 있다는 입장을 전한 상태다.

한 대형마트 업체 관계자는 "매장별로 차이가 있지만 많게는 10배까지 손님이 늘어난 곳도 있다"며 "물이나 쌀, 라면 같은 생필품부터 전반적으로 매출이 많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당장 수급에 문제가 생기는 건 아니지만 상황이 점점 심각해질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며 "코로나 초기에 미국에서 휴지를 못 샀다는 얘기도 있고 마크스 대란도 있었는데 공급과 유통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는 안심을 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수도권 대형마트에는 지난주보다 더 많은 손님들이 찾고 있다. 이날 롯데마트 서초점을 찾은 유경아씨(41·여)는 "재택근무 중인데 더 늦으면 아예 장을 못 볼 것 같아 잠시 나왔다"며 "오래 집 밖을 안 나갈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온라인 주문 대신에 필요한 물건들을 한 번에 다 둘러보고 사려고 한다"고 말했다. 유씨는 약국에도 들러 두통약과 해열제 같은 상비약도 충분히 사뒀다고 덧붙였다.

■가짜뉴스가 공포심 불붙여

전날인 16일 코스트코 양평점은 오전부터 쏟아지는 인파로 한참 줄을 서야 계산을 할 수 있는 상황이 빚어졌다. 몰려든 인파 통제를 위해 구분선을 설치해 동선을 제한했지만 사실상 거리두기가 되지 않을 정도로 많은 사람이 밀집했다.

매장을 찾은 시민들은 저마다 카트에 물과 우유, 계란, 쌀, 휴지 등 생필품을 가득 싣고 쇼핑을 했다. 본격적인 사재기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으나 대부분 평소보다 많은 양의 생필품을 구입하는 모습이었다.

매장을 찾은 시민 박모씨(50대)는 "친구들이 3단계가 되면 밖에 나가기 어려워진다고 해서 미리 장을 보러 나왔다"며 "그때(3단계 격상되면) 인터넷으로 주문해도 되겠지만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 아니냐"라고 설명했다. 박씨 카트엔 세제와 비누, 휴지, 계란 4판, 2L 들이 물 18병 등 생필품이 가득 담겨 있었다.

일각에선 유튜브와 SNS 등을 통해 무분별하게 퍼져나간 잘못된 정보가 공포심을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16일부터는 정부가 이번주 내 3단계를 실시할 수 있다는 내용의 메시지가 퍼져나가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방역당국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발표가 임박했다는 등의 허위 뉴스들은 모두 사실이 아니다"라며 "사회경제적 피해가 막대하므로 전문가, 관계부처, 지자체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단계"라고 전했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이날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우리나라 3단계는 유럽국가에서 보통 얘기하는 락다운의 개념은 아니"라며 "(2.5단계보다) 더 강화된 조치이지만, 마트를 봉쇄하고 생필품을 사지 못할 정도의 조치로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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