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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魔의 2만달러 고지’ 넘은 비트코인, 3년전 폭락장과 다르다

이구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2.20 16:11

수정 2020.12.20 16:11

2만3310달러로 올들어 3배 급등
2017년말 2만달러 넘은 후 급락
지금은 월街 큰손들이 상승 주도
페이팔 등 대기업 가세도 긍정적
‘魔의 2만달러 고지’ 넘은 비트코인, 3년전 폭락장과 다르다
비트코인(BTC)이 2만달러를 넘어 지속적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18년 비트코인 폭락장을 경험했던 투자자들은 이번 비트코인 상승장이 장기적으로 유지될 수 있을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0일 오후 1시 현재 비트코인은 코인마켓캡 기준 2만3310달러(약 2562만원)에 거래중이다. 지난 17일 2만달러를 넘어선 이후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19일 한 때 2만4000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연초 대비 3배 이상 급등한 셈이다.


■3년전 2만달러 찍고 90% 폭락

비트코인은 지난 2017년 12월 이미 2만달러 고지를 달성한 바 있다. 그러나 2만달러를 넘은 직후부터 급속한 하락세를 거듭하며 2018년에는 3000달러 선으로 떨어져, 투자자들은 1년간 무려 90%의 폭락을 경험했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은 3년전의 가격 사이클이 이번에도 재현되는 것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경제 전문가들은 현재의 비트코인 상승세가 장기적으로 유지될 것이라는데 공감을 나타내고 있다. 3년전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가장 큰 이유는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이 비트코인 투자에 본격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 큰손, 비트코인에 투자"

가상자산 시장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는 최근 비트코인 상승세를 분석하며 "올들아 가상자산 시장에 새로운 큰 손 투자자들이 몰려들었다"며 "데이터를 보면 기관투자가들의 비트코인 매수 수요가 대거 확대됐다"고 밝혔다. 특히 "북미 지역 기관투자자들이 비트코인 수요를 이끌고 있다"고 덧붙였다.

체이널리시스는 비트코인 시장에 새로 진입한 기관투자자들이 지난 9월 이후 11월까지 3개월여간 사들인 비트코인 규모는 50만 비트코인으로 116억달러(약 12조7500억원)에 달한다.

코로나19 경제난 극복을 위한 현금 유동성 확대가 인플레이션을 우려하게 만들었고, 기관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을 회피하기 위해 공급량이 한정돼 있는 비트코인에 적극 투자하도록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글로벌 가상자산 투자사인 그레이스케일이 투자한 가상자산의 규모는 현재 130억달러(약 14조2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트코인에 투자한 규모만 100억(약 10조9000억원)달러가 넘는다. 나스닥 상장사인 마이크로스트레티지도 올 8월 이후 본격 비트코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지난 8월과 10월 현금성 자산을 비트코인에 투자해 3개월여만에 3년치 영업이익 보다 많은 투자수익을 거두기도 했다.

지난 2017년 비트코인 강세장은 주로 개인투자자들이 주도한 것으로 시장 분석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 비트코인 상승장은 기관투자자들이 주도하면서 시장 변동성에 대한 우려를 줄일 수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글로벌 대기업, 가상자산시장 진입

글로벌 대기업들이 가상자산 시장에 속속 진입하고 있다는 점 역시 비트코인의 강세장을 예측하는 주요 원인이다.

글로벌 결제서비스 업체 페이팔은 이미 미국에서 가상자산 거래와 결제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2021년 초 글로벌 서비스 확장을 예고한 바 있다. 또 페이스북의 스테이블코인 '디엠(Diem)'도 2021년 초 시장 출시가 예상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간도 스테이블코인 'JPM'을 상용화했다. JP모간의 블록체인 기반 글로벌 결제 솔루션에 JPM코인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비트코인 상승장 지속에 대한 관측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비트코인 가격 예측 모델 스톡투플로우(S&F)는 비트코인이 10만달러(약 1억1000만원)에서 17만달러(약 1억9000만원)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cafe9@fnnews.com 이구순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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