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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320t 쓰레기, 이곳에서 전기로 재탄생 [현장르포]

박소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2.20 17:51

수정 2020.12.20 17:58

서산 ‘바이오가스화시설’ 가보니
폐기물 바이오가스로 재활용
쓰레기 태운 재는 발전소 연료로
‘탈황’ 기술로 냄새도 최소화
충남 서산시 자원순환형 바이오가스화시설 전경. 금호건설이 시공한 이 시설은 음식물쓰레기, 인분, 가축분뇨, 하수찌꺼기 등 4대 쓰레기를 일괄 처리해 바이오가스를 재생산하고 있다. 사진=박소연 기자
충남 서산시 자원순환형 바이오가스화시설 전경. 금호건설이 시공한 이 시설은 음식물쓰레기, 인분, 가축분뇨, 하수찌꺼기 등 4대 쓰레기를 일괄 처리해 바이오가스를 재생산하고 있다. 사진=박소연 기자
음식물쓰레기와 인분, 가축분뇨를 한 데 섞어 열을 가해 만든 바이오가스가 다시 전력 에너지가 된다. 쓰레기를 태워 남은 재는 인근 화력발전소로 보내져 땔감으로 쓰인다. 버려지는 쓰레기가 충남 서산시에서는 전량 재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20일 KTX 천안아산역에서 차량으로 1시간 가량 이동해 도착한 '서산시 바이오가스화시설'. 서산시 전체 쓰레기를 겨우 1만2201㎡(3690평) 면적에 들어선 교실 만한 시설 한 동이 처리해내고 있었다.
기존에 서산시 하수처리장 부지였던 이 곳은 가스화시설이 들어서고도 자투리 땅이 남았다.

바이오가스화시설은 환경부 주도로 한국환경공단과 서산시가 발주해 금호산업이 수주했다. 산소를 필요로 하지 않는 혐기성 소화조 방식의 시설은 하루 320t의 쓰레기를 처리한다. 금호산업의 핵심 기술인 KH-ABC기술 덕분이다. 이 기술을 적용해 기존에 좌우로만 섞이던 폐기물을 위아래로도 혼합해 폐기물 처리의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이 곳이 도시 전체의 음식물 쓰레기와 인분, 가축분뇨, 하수 찌꺼기까지 한 번에 처리된다는 설명을 믿기 힘들었던 또다른 이유는 냄새 때문이다. 음식물 쓰레기를 가득 실은 트럭들이 수시로 쓰레기통을 싣고 내렸지만 건물 가까이나 내부에 들어가도 가정용 음식물쓰레기 봉투에서 나는 냄새 정도였다.

이 역시 기술의 결과다. KH-ABC는 쓰레기들을 '섞는' 방법도 특허지만 악취를 제거하는 '탈황' 기술도 특허를 받았다. 저수조에서 폐기물이 섞이는 동안 내뿜는 냄새를 탈황 기술을 이용해 최소화했다. 이 기술을 개발한 금호산업 지상현 책임연구원은 "아무리 첨단 기술이어도 쓰레기 냄새를 잡지 못하면 멀리 떨어진 아파트까지 냄새가 갈 수 있다"며 "이 곳은 전혀 그런 걱정이 없고 주민 반대도 없었다"고 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바이오가스는 원형의 저장소에 모여 전기 에너지로 전환된 뒤 시설을 돌리는 데 쓰인다. 쓰레기를 태워서 남은 재까지 인근 화력 발전소로 보내져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이상적인 기술이지만 지자체가 쉽사리 도입을 꺼리는 건 이해관계 때문이다. 지역별로 음식물쓰레기와 분뇨, 하수찌꺼기 등 폐기물마다 개별 처리 시설을 운영하는 지역 업체들이 형성돼 있어서다.
개별적으로 처리되던 기술을 통합해 처리하는 사업을 지난 2016년 환경부가 제안해 서산시가 '1호' 지자체가 됐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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