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DNA에서 RNA를 만드는 메커니즘 밝혀냈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2.21 09:30

수정 2020.12.21 09:30

KBSI·연세대 등 국제공동연구, 전사복합체의 3차원 입체구조 규명
연구진은 초저온 투과전자현미경 시스템을 활용해 전사복합체를 급속 동결시켜 3차원 입체구조를 분석했다. KBSI 제공
연구진은 초저온 투과전자현미경 시스템을 활용해 전사복합체를 급속 동결시켜 3차원 입체구조를 분석했다. KBSI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국제공동연구를 통해 유전자에 의해 다양한 단백질이 만들어지는 메커니즘을 초저온전자현미경으로 밝혀냈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은 연구장비운영부 전자현미경·분광분석팀 전성훈 박사팀이 유전자 발현의 첫 단계를 수행하는 '전사(Transcription)복합체'의 3차원 구조를 규명했다고 21일 밝혔다.

전성훈 박사는 "많은 질병들이 유전자 발현 이상으로 발생하는데, 전사 과정 초기에 대부분의 유전자 발현이 조절된다"며, "RNA 중합효소 및 전사 과정에 대한 분자 수준에서의 이해는 구조를 기반으로 한 질병 치료제 개발에 바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전사복합체의 3차원 입체구조를 기반으로 하는 생화학 실험을 통해 TFEα의 특정 아미노산이 쐐기 역할을 해 DNA 이중 나선을 풀어 전사가 시작되도록 유도함을 알아냈다.


전사는 DNA로부터 RNA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의미한다. 인간의 전사복합체는 구조가 매우 복잡해 분자 수준에서 다양한 전사 인자들이 RNA 중합효소에 어떻게 작용해 전사를 조절하는지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단세포 미생물인 고세균(Archaea)의 전사과정을 분석했다. 고세균에는 인간세포 전사시스템과 진화적으로 보존돼 있음에 착안, 전사인자 TFEα의 작용 원리를 이해하기 위함이다.

KBSI 초저온 투과전자현미경 시스템(Cryo-EM system)의 에너지여과 초저온투과전자현미경(왼쪽)과 고분해능 바이오 투과전자현미경(오른쪽). KBSI 제공
KBSI 초저온 투과전자현미경 시스템(Cryo-EM system)의 에너지여과 초저온투과전자현미경(왼쪽)과 고분해능 바이오 투과전자현미경(오른쪽). KBSI 제공
연구진은 초저온 투과전자현미경 시스템을 활용해 전사복합체를 급속 동결시켜 3차원 입체구조를 분석했다.
그 결과, TFEα가 RNA 중합효소의 '집게(clamp) 도메인' 및 '줄기(stalk) 도메인'에 직접 결합해 효소의 구조를 열림 상태로 변화시켜, RNA 중합효소가 DNA와 결합하게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한 결합 후 집게(clamp) 도메인과 줄기(stalk) 도메인이 다시 닫힘 상태로 변화함으로써 전사 과정이 안정적으로 진행되도록 한다는 것을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KBSI 전성훈 선임연구원, OIST 현재경 박사, 연세대 조현수 교수, 펜실베니아 주립대 카츠히코 S 무라카미 교수 연구팀이 참여해 세계적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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