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지난 18일 공개된 온라인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의 신작 '스위트홈'(극본 홍소리, 김형민, 박소정/연출 이응복) 은 은둔형 외톨이 고등학생 현수가 가족을 잃고 이사간 아파트에서 겪는 기괴하고도 충격적인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동명의 웹툰이 원작이다. KBS '태양의 후예' tvN '도깨비' '미스터션샤인' 등 히트작을 연출한 이응복 감독은 처음으로 넷플릭스와 협업하며 크리처물인 '스위트홈'을 선보였다. 연출을 맡은 이응복 감독은 21일 오전 화상 인터뷰를 통해 드라마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혔다.
<【N인터뷰】①에 이어>
-배경음악에 대한 불호 반응이 나온다.
▶'워리어스'는 제가 좋아하는 곡이긴 한데 실망하신 분들도 있다. 사실 나는 게임을 하는 사람은 아니고, '워리어스'가 거대한 괴물과 맞서 싸우는 연약한 인간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배경음악을 선택했다. 어떻게 보면 (게임 때문에) 익숙했던 시청자들에게는 와닿지 않은 부분은 인정한다. 가사를 보시면, 노래가 들어간 의미를 더 잘 알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소화기 하나를 들고 거대한 괴물과 싸운 은혁의 마음을 응원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앞으로는 주의를 기울여야 겠다는 반성을 한다.
-괴물이 되는 기준 감염이 아닌 욕망이어서 기준이 방대하다. 기준은 어떻게 설정했나.
▶원작 작가에게 죄송한 마음이 있는데(원작에서는) 인간이 욕망을 가졌을 때 괴물화되는 과정이 감동적으로 살아있는데, 드라마화되면서 많이 생략되고 건너 뛴 부분이 있다. 원작을 보면 이해가 더 될 것 같다. 원작, 영상매체가 같이 나왔을 때 각자의 장점이 크로스오버되는 것이 괜찮을 것 같다.
-욕망으로 괴물이 된다는게 모호하다.
▶괴물마다 다르다. 차현수는 죽으려는 온갖 고난을 겪다 .아무런 욕망이 없는 상태에서 죽음을 결심하게 된다. 그때 괴물화가 진행되면서 죽고 싶은 욕망이 더해진다. 자해흔으로 설명할 수 있다. 단층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기보다 괴물 하나하나 다 다른 방대한 설명을 담고 있어서 원작을 보시면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 갍다.
-표현하기 힘들었던 크리처가 있다면.
▶인간 사이즈의 괴물은 사람이 연기를 하면 되는데 오버 사이즈되는 근육괴물이라든가 인간의 형태가 아닌 크리처는 많이 애를 먹었다. 괴물적인 움직임 모션 캡처라든가 레퍼런스를 활용했는데 조금 더 자연스럽게 하려면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근육괴물이 힘들었다.
-괴물 표현에 대해 어떤 생각을 했나.
▶기술력 문제는 (국내에서) 첫걸음이니까 욕심을 많이 가지지 않으려고 했다. 웹툰에 있는 부분은 살려야 하는데 괴물과의 사투를 많이 점프한 것이 아쉽다. 기술도 그렇고 연출에 부족한 부분이 있다는 걸 인정하고 싶다. 괴물에 대한 아이디어는 다른 레퍼런스보다 원작 웹툰을 기준으로 했다. 다른 호러극, 크리처물을 참고해서 만들지는 않았다. 워킹데드같은 드라마는 찾아봤다.
-넷플릭스와의 작업은 어땠는지.
▶상상력을 가지고 매진하게 해줬다. 결과에 대해 같이 토론을 많이 했다. 편집과정에서 피드백을 주고 받으면서 후반작업했다. 만족스럽고 기회가 된다면 또 하고 싶다. 시청률 안 받아보니까 심심하기는 하더라. 시청률을 떠나서 각국 세계 반응도 볼 수 있다. (앞으로) 다르게 지향해야 할 방향이 아닌가 싶고 주시해서 보고 있다.
-송강 등 새로운 얼굴들을 주연으로 캐스팅했다.
▶송강씨는 감정이 좋았다. 극중 차현수와 흡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그 친구도 자신감을 가지고 할 수 있었다.
-규모가 큰 작품인만큼 스타배우를 캐스팅해야겠다는 생각도 했을 법한데.
▶넷플릭스로 방송되는 부분이어서 스타배우보다 싱크로율이 조금 더 높은 배우를 해야 한다는 것이 첫 생각이었다. 그런 면에서 송강씨가 제일 싱크로율이 높다고 생각했다. 은유, 은혁, 재헌 등 싱크로율을 생각하면서 캐스팅했다. 재헌(김남희 분)은 워낙 연기를 잘 한다. 답답한 느낌도 있으면서 진심이 보인다. 은혁(이도현 분)은 진지한 듯 하지만 쿨한 것이 극중 전체를 끌고 나가는 리더 역할을 하기에 포커페이스같은 면이 맞다고 생각했다. 은유(고민시 분)는 솔직하고 꾸밈없는 것이 어울렸다. 이시영은 워낙 훌륭한 액션을 소화하며 여전사 이미지가 있다. 이진욱은 젠틀한 눈빛인데 와일드한 괴물성을 가진 상욱이 적역이었다.
-원작의 원톱물과 달리 드라마는 멀티 캐릭터로 바뀐 것 같다. 이유는.
▶바뀐 것처럼 보인다면 내 실책인 것 같다. 웹툰도 원톱같지만 각자 캐릭터가 생생하게 살아있다. 우리 드라마에도 그런 점을 녹이려고 했다. 주인공성이 잘 안 보였다면 드라마적인 실책인 것 같다. 인물들과 관계 속에서 차현수가 잘 보인다고 생각했다. 원작과 크게 차이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짧은 멜로신도 큰 화제더라. 또 은혁 은유를 친남매에서 이복남매로 바꾼 이유가 있나.
▶멜로를 의도한 것은 아닌데 배우들이 열심히 해주셔서, 좋은 눈빛 때문에 그런 반응이 있는 것 같다. 이복남매는 아니고 입양이다. 각자 스위트홈을 향해 달려가는 과정을 그리고 싶었는데 은혁은 리더가 된 것이 은유를 지키기 위해서다. 혈연적인 것보다는 (아닌 편을 선택했다)
-시즌2를 한다면 어떤 주제의식을 보이고 싶은지.
▶주제의식은 생각해보지 않았고 아직 시즌2 제작도 결정이 되지 않았다. 도전하게 된다면 시즌1의 시청자들의 반응을 보면서 모자란 부분을 모아서 주제의식을 짜서 해보려고 한다. 만족스럽지 않은 부분을 차곡차곡 반영해서 열심히 해볼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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