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성도 정책도 문제
민주당 감싸기 안돼
민주당 감싸기 안돼
공직자로서 변 후보자의 자질은 수준 이하다. 그는 18일 서둘러 사과문을 내고 "앞으로 공직 후보자로서 더 깊게 성찰하고 더 무겁게 행동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람 품성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변 후보자의 저급한 인식은 '사람이 먼저'라는 국정철학과 충돌하는 것은 물론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제정하려는 민주당의 방침에도 어긋난다. 이 법은 바로 구의역 사고와 같은 일이 벌어졌을 때 회사 책임자를 세게 응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우리가 더 우려하는 것은 변 후보자의 정책 구상이다. 그는 18일 온라인 간담회에서 공공임대·공공전세 주택 공급을 늘리고, 토지임대부 또는 환매조건부 공공자가주택을 도입하겠다는 뜻을 비쳤다. 재건축 규제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결국 변 후보자의 정책은 김현미 시즌2가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정책 오류를 바로잡기는커녕 그저 부작용을 땜질하는 기존 방식을 답습할 공산이 크다. 부동산 시장을 악으로 보는 시각도 여전할 듯하다.
참으로 이해하기 힘들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지난 몇달간 크게 떨어졌다. 가장 큰 원인은 단연 부동산 정책 실패다. 이달 초 김현미 장관을 바꾼다고 했을 때 시장이 변화를 기대한 것도 무리가 아니다. 변 후보자의 입에서 최소한 "기존 정책에 무슨 잘못이 있는지 들여다보겠다"는 말이라도 나오길 바랐다. 하지만 아무 것도 바뀐 게 없다. 이럴 거면 뭣하러 장관을 교체하는가라는 탄식이 절로 나온다.
국회가 23일 청문회를 통해 변 후보자의 적정성을 제대로 검증하기 바란다. 특히 민주당이 같은 편이라고 그저 '엄호'에 급급해선 안 된다. 그것이 대통령과 행정부를 견제하는 입법부 본연의 자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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