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페니실린 원료 합성하는 만능촉매 개발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2.22 01:00

수정 2020.12.22 01:00

IBS 장석복 연구단장팀, 탄소양이온 효과적으로 만들고 유기화합물 만드는 촉매 개발
장석복(오른쪽) IBS 분자활성 촉매반응 연구단장과 홍승윤 연구원(가운데), 김동욱 연구원이 실험실에서 유기화합물을 만드는 촉매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IBS 제공
장석복(오른쪽) IBS 분자활성 촉매반응 연구단장과 홍승윤 연구원(가운데), 김동욱 연구원이 실험실에서 유기화합물을 만드는 촉매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IBS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항생제 원료물질을 만드는데 쓰이는 만능촉매를 개발했다. 연구진은 이 촉매를 이용해 다양한 의약품 원료를 만들었다.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석유, 천연가스 등 탄화수소 화합물에서 더 다양한 의약품 원료물질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진은 전망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장석복 분자활성 촉매반응 연구단장팀이 탄소양이온을 효과적으로 만들고, 이를 원하는 유기화합물로 만드는 새로운 촉매를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또 자연에 풍부한 탄화수소 물질에 이 촉매를 이용해 항생제 원료인 감마 및 베타 락탐을 만들었다.

연구진은 수명이 10억분의 1초인 탄소양이온의 반응성을 조절해 원하는 화합물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A라는 물질이 화학반응을 거쳐 B라는 물질로 변할 때 짧은 수명을 가진 중간단계를 거치는데, 이 중간물질의 하나가 '탄소양이온'이다.

홍승윤 박사후연구원은 "계산화학 시뮬레이션을 통해 촉매의 특정 부분이 정확히 원하는 위치에서 수소이온을 흡수하는 스펀지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아냈다"고 말했다. 홍 연구원은 "이 스펀지 역할을 극대화한 촉매 설계로 반응경로를 조절해 부산물없이 원하는 화합물만을 선택적으로 합성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탄소양이온이 쉽게 만들어지도록 설계했다. 지난 2018년 3월 '사이언스'에 발표한 이리듐 촉매를 이번엔 탄소양이온의 형성과 변환 등 모든 반응 단계에 관여하도록 개선한 것이다.

기초과학연구원 장석복 분자활성 촉매반응 연구단장팀이 개발한 새로운 만능촉매와 이를 활용한 탄소양이온 응용 반응 및 합성에 성공해 감마-락탐과 베타-락탐, 카이락 락탐을 만들었다. IBS 제공
기초과학연구원 장석복 분자활성 촉매반응 연구단장팀이 개발한 새로운 만능촉매와 이를 활용한 탄소양이온 응용 반응 및 합성에 성공해 감마-락탐과 베타-락탐, 카이락 락탐을 만들었다. IBS 제공
2018년 개발한 촉매는 5각형 고리 구조 질소화합물인 감마-락탐(의약품의 기본 골격)만을 합성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촉매는 4각형 고리 구조인 베타-락탐까지 합성이 가능하다. 베타-락탐은 페니실린 등 항생제 계열 약물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원료물질이다.

또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는 약물의 형성을 막아 부작용 위험을 줄인 신약 개발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석복 단장은 "유기화학 반응의 핵심 중간체인 탄소양이온을 효율적으로 생성하고, 반응경로를 조절했다는 학문적 진보와 함께 다양한 응용 가능성을 열었다는 산업적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22일 새벽 1시(한국시간) 화학분야 권위지인 '네이처 카탈리시스' 온라인 판에 개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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