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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어에서 힌트' 고속철 터널 폭발음 80% 줄였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2.22 09:47

수정 2020.12.22 13:20

철도기술연구원, 터널 폭발음 저감 후드 기술 개발
해외보다 터널 단면적 적음에도 불구하고
일본·독일·중국 기술보다 30%이상 성능 앞서
터널 후드 해외보다 짧아 건설비도 40% 절감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오송 철도종합시험선 제5터널에서 '터널 폭발음 저감 후드'를 설치한 뒤 KTX-산천 고속열차를 이용해 현장시험을 하고 있다. 철도기술연구원 제공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오송 철도종합시험선 제5터널에서 '터널 폭발음 저감 후드'를 설치한 뒤 KTX-산천 고속열차를 이용해 현장시험을 하고 있다. 철도기술연구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고속열차가 터널을 들어가고 나올때 일어나는 폭발음을 80% 이상 줄이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폭발음 저감 성능이 일본이나 독일의 기술보다 더 우수하다고 설명했다.

항공기가 음속을 돌파할 때와 비슷한 폭발음이 지상에서 발생, 이를 미기압파, 또는 터널 소닉붐이라고 부른다.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을 이용해 고속철 터널에 후드를 설치하면 터널 주변의 민가와 축사의 소음피해를 줄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은 고속철도 터널의 폭발음을 줄이는 '터널 폭발음 저감 후드 기술'을 개발해 현장 성능검증을 완료했다고 22일 밝혔다. 연구진은 상어가 고속으로 헤엄칠 때 입으로 유입되는 바닷물의 압력을 감소시키기 위해 양쪽으로 아가미를 벌리는 모습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연구책임자인 김동현 수석연구원은 "터널 폭발음 저감 성능이 약 84%로 일본, 독일, 중국 등의 터널 후드 구조체 터널 폭발음 저감 성능 50%에 비해 약 30% 이상 우수한 세계 최고 성능"이라고 말했다.

또 후드 건설비도 후드의 길이가 짧아져 약 40% 정도 절감할 수 있으며, 앞으로는 터널 앞에서 고속열차의 속도를 줄일 필요가 없어졌다.

철도기술연구원은 '터널 폭발음 저감 후드'를 초고속 열차모델 터널 주행시험장치에서 최적 설계 축소모델 성능시험을 실시했고, 충북 오송의 철도종합시험선 제5터널에 설치해 현장시험을 완료했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64분의 1 축소모델을 이용해 최고속도 시속 540㎞로 '초고속 열차모델 터널 주행시험장치'의 최적설계 성능시험을 진행했다. 철도기술연구원 제공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64분의 1 축소모델을 이용해 최고속도 시속 540㎞로 '초고속 열차모델 터널 주행시험장치'의 최적설계 성능시험을 진행했다. 철도기술연구원 제공
축소모델 성능시험과 실물 현장시험 결과는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으로부터 공인시험성적서를 받았고, 미국, 일본, 독일, 중국 등 4국 국제특허 등록을 완료했다.

또한, 상어 생체모사 후드는 내년 완공되는 시속 250㎞급의 중부내륙철도와 춘천~속초 고속화철도 설계 등에 기술이전해 기술을 반영했다.

한국은 현재 시속 250㎞급 고속철도의 터널을 세계 최소 단면적으로 건설하고 있다.
터널 단면적 크기의 한계를 상어 생체모사 후드 기술로 극복한 것이다.

한편, 고속철도 터널 출구의 이러한 폭발음을 줄이기 위해 많은 나라들이 터널 단면적 확장, 터널 입구에 압력구배 저감 후드 설치, 고속열차의 전두부를 길게 설계하는 방법 등을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터널 단면적을 크게 하면 철도건설 비용이 상승하고, 고속열차의 전두부를 길게 하면 공력저항이 증가해 연간 운영비가 높아진다는 단점이 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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