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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해외영토 넓혔다.. 러시아 GM 공장 인수

김병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2.23 18:17

수정 2020.12.23 18:17

현지시장 점유율 1위 도약 발판
현대차 해외영토 넓혔다.. 러시아 GM 공장 인수
현대자동차가 GM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인수하며 글로벌 영토를 확장했다.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자동차 업체의 생산시설을 인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 러시아법인은 22일(현지시간) 지난 11월 초 GM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인수계약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다만 코로나19로 인해 생산이 언제 시작될지는 확정하지 못했다. GM이 3억달러를 투자해 만든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은 연간 10만대 생산능력을 갖춘 시설로 지난 2008년 준공 후 러시아 내수용 쉐보레와 오펠 차종을 생산해왔다.
하지만 GM이 글로벌 시장을 축소하며 2015년 7월 가동중단 후 철수했고 이후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들이 눈독을 들여 왔다.

현대차가 GM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인수한 것은 시장 성장에 대한 기대감과 기존 공장과의 시너지 때문으로 해석된다.

현대차는 올해 러시아 시장에서 14만6890대를 판매하며 3위를 달리고 있다.

1위는 30만2744대를 판매한 러시아 업체 라다, 2위는 기아차로 18만1706대를 판매했다. 러시아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 불황 속에서도 지난달 현대·기아차 판매량이 7%대 증가세를 보일 정도로 선방한 지역이기도 하다. 특히 2016년에는 현대차 전략형 모델 쏠라리스(엑센트)가 9만대 판매를 기록하며 베스트셀링카에 올랐고, 2017년에는 기아차 리오가 최고 인기모델이 됐다. 러시아에서 인지도가 높은 GM 공장 인수를 통해 현대차가 시장 1위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현대차 공장과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 2010년 준공한 현대차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은 현지 전략모델 쏠라리스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크레타 등을 생산해 왔다. 연간 생산능력은 20만대로 러시아뿐만 아니라 동유럽 시장 공략의 교두보 역할을 해 왔다.

이번에 인수한 GM 공장과의 거리는 직선으로 약 30㎞, 차를 이용하면 40~50분 거리다. 특히 상트페테르부르크에는 현대모비스, 현대하이스코 등 11개 업체가 클러스터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러시아 자동차 생산의 25%를 차지하는 자동차 도시이기도 하다. 현대차가 글로벌 브랜드의 생산시설을 인수한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첫 사례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공학과 교수는 "백지상태에서 생산시설을 새로 만드는 것보다 기존 설비를 인수해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시간이나 비용 측면에서 유리하다"면서 "현대차가 코로나19 이후 러시아 시장의 성장 가능성, 기존 공장과의 시너지를 고려해 인수를 결정한 것 같다"고 말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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