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일반

바이낸스 한국 거래소 문 닫는다…설립 반년만에

김소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2.24 14:22

수정 2020.12.24 14:22

오는 2021년 1월 바이낸스KR 서비스 공식 종료
국내 최초의 원화 스테이블코인, 한국 투심 못잡아
개정 특금법으로 오더북 공유 불가능한 점도 영향
[파이낸셜뉴스]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가 지난 5월 한국에서 원화거래를 지원하기 위해 설립한 바이낸스KR 거래소가 내달 29일 문을 닫는다. 한국에서 거래소 서비스를 시작한지 반년만에 철수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저조한 거래량과 가상자산 규제법 대응에 따른 어려움이 계기가 됐던 것으로 보인다.

바이낸스KR, 거래량 확보 돌파구 못찾아

바이낸스KR 서비스가 오는 2021년 1월 29일에 공식 종료된다.
바이낸스KR 서비스가 오는 2021년 1월 29일에 공식 종료된다.

24일 바이낸스KR은 내년 1월에 서비스 운영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2시부터 바이낸스KR 신규 가입이 종료되며, 바이낸스 거래소에서 바이낸스KR로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가치안정화폐)인 'BKRW'를 전송하는 것 외에 모든 신규 입금이 차단된다.
바이낸스KR의 모든 가상자산 거래는 오는 1월 8일 일괄 종료된다.

바이낸스KR은 바이낸스의 글로벌 확장 전략인 '바이낸스 클라우드'로 구축된 첫 현지 거래소이자, 국내 최초의 원화 스테이블코인 BKRW를 통해 원화거래를 간접 지원하는 등 출범 이전부터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와 업계의 관심을 모았다. 특히 일 거래량 기준 세계 1위인 바이낸스가 직접 국내 블록체인 기업과 법인을 세워 거래소 설립을 주도하면서 한국 투자자를 흡수할 것이란 기대가 컸다.

하지만 원화를 BKRW로 전환해 거래하는 간접 투자 방식은 한국 투자자를 사로잡지 못했고 이것이 저조한 거래량으로 이어지면서 서비스를 마무리하게 됐다. 그동안 바이낸스 클라우드를 통해 바이낸스 거래소의 오더북(거래장부)을 공유하는 등 유동성 확보는 문제가 없었으나, 내년 3월 시행되는 개정 특금법(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으로 그마저도 힘들어지면서 사업 철수를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가상자산 사업자의 자금세탁방지(AML) 의무를 담은 개정 특금법은 시행령을 통해 국내 가상자산 사업자가 다른 가상자산 사업자와 제휴를 통해 양사 고객이 함께 거래토록 하는 행위를 금지했다. 주로 거래량이 많지 않은 국내 중소형 거래소들이 대형 거래소의 오더북 공유를 통해 유동성을 공급받고 있었으나, 이러한 행위가 내년 개정 특금법으로 완전히 불가능해진 것이다.

"한국 시장 여전히 중요…시장 재탐색 시간 가질 것"

바이낸스 측은 바이낸스KR 운영법인인 바이낸스 유한회사는 우선 그대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당초 예상했던 거래량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바이낸스KR은 종료 수순을 밟지만, 한국 가상자산 시장은 여전히 중요하기 때문에 국내 사업 방향에 대해 재탐색의 시간을 갖겠다는 입장이다.


바이낸스KR 강지호 대표는 “바이낸스KR 거래소 운영이 종료되지만 한국 내 가상자산 커뮤니티와 바이낸스 사용자들은 여전히 중요하다”며 “현재의 한국 시장 상황을 바탕으로 전략을 재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장에 대한 재평가를 통해 강력한 서비스와 실제로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들 사이의 균형을 찾는 동시에 규제 준수까지 할 수 있는 것이 목표이자 과제”라고 덧붙였다.


바이낸스 창펑자오 대표는 “가상자산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새로운 벤처 기업을 설립하고 현지 파트너와 플랫폼을 개발하면서 한국 커뮤니티를 비롯한 모든 사용자들을 위한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방법들을 지속적으로 모색할 것”이라 밝혔다.

srk@fnnews.com 김소라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