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국방물자법 동원
각자도생서 살아남아야
각자도생서 살아남아야
늑장을 부리던 정부가 백신 확보전에 뛰어든 것은 늦었지만 다행이다. 지금 각국은 백신을 구하느라 혈안이다. 인류 공공재인 백신을 적당한 가격에 공평하게 배분하자는 고담준론은 설 자리가 없다. 특히 미국은 코로나와 싸움을 마치 전쟁 치르듯 한다. 백신 긴급수송 프로젝트를 노르망디 작전에 비유하더니 전시용 국방물자생산법(DPA)을 동원해 화이자에 백신 개발용 특수원료를 공급하기로 했다.
그에 비하면 우리는 그동안 안이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하루 환자가 수십만명씩 나오는 미국과 1000명 안팎에 그치는 한국을 단순 비교할 수는 없다. 분명 미국이 더 절박하다. 사정은 영국도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그것이 백신 확보에 늑장을 부려도 좋다는 뜻은 아니다. 백신은 가장 확실한 게임체인저다. 하루 환자가 몇 명이 나오든 백신은 더 빨리, 더 많이 가질수록 좋다. 23일 방역당국의 간부가 "먼저 접종하는 국가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한두 달 관찰할 기회를 가질 수 있어 굉장히 다행스럽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것은 귀를 의심케 한다.
최상책은 자체 K백신을 갖는 것이지만 당장 시간이 촉박하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하는 백신은 일러야 내년 말께 임상시험을 마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지금은 정부가 해외 백신을 추가로 확보하는 데 전력투구할 때다. 노바백스 등 다른 제약사들도 속속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설사 손해를 보더라도 선구매를 주저하지 않길 바란다. 중국산 백신도 안전성만 입증되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 중국은 내년 2월 중순 춘제(설)를 앞두고 5000만명을 대상으로 시노백이 개발한 코로나백 등 자체 백신을 접종할 계획이다.
본격적인 국내 접종 개시는 내년 2·4분기(4~6월)로 예상된다. 너무 늦다. 겨울 내내 다른 나라에서 주사 맞는 걸 구경만 할 수는 없다. 접종 시기를 앞당기는 비상대책을 강구하기 바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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