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사업은 4차 산업혁명기의 캐시카우로 꼽힌다. 자동차가 점차 내연기관 시대를 마감하고 '바퀴 달린 정보기술(IT) 기기'로 불릴 정도로 전자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국내 기업은 그간 미국 애플이나 중국 바이두 등 경쟁업체에 비해 전장사업 진출이 늦은 편이란 평가를 받았다. 그래서 지난 2016년 삼성전자가 미국의 세계적 전장기업 하만을 인수한 데 이어 이번 LG전자의 진격 선언이 반가운 이유다.
LG전자는 인천과 중국 난징에 사업장을 두고 전기차 파워트레인(동력전달장치)과 내비게이션, 카오디오 등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축으로 전장사업을 육성할 계획이다. 일단 방향은 잘 잡은 것으로 보인다. LG전자의 기술력에다 배터리, 차량 통신용 부품(LG이노텍) 등 LG 다른 계열사와 시너지도 기대돼서다. 이르면 2024년 전기차 출시를 선언한 애플을 공급처로 확보할 기회요인도 긍정적이다.
물론 투자에는 늘 위험이 따르기 마련이다. 더욱이 세계 경제는 지금 코로나발 불황에 허덕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움츠리지 않고 미래사업 개척에 나서야 기업이 살고 국민경제도 회복세로 돌아선다. 왜 구글·애플·아마존 등 글로벌 IT기업들이 진작에 전기 자율주행차 개발사업에 뛰어들었겠나. 백색가전의 종가인 LG전자가 이번에 전장사업에 본격적으로 발을 내디딘 것도 마찬가지 맥락일 것이다. 이 같은 역발상식 도전이 국내 다른 기업이나 전 산업부문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그러려면 이 시점에 정부도 기업의 발목을 잡는 온갖 규제일변도 입법부터 자제해야 하는 건 두말할 나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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