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뇌졸중 실험쥐, 초음파 치료해 정상으로 돌아왔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2.25 19:12

수정 2020.12.25 19:12

KIST 김형민 박사팀, 무선 초음파 뇌자극기 개발
실험쥐 7일간 초음파로 재활치료해 정상적 운동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바이오닉스연구센터 김형민 박사팀이 개발한 무선 착용형 뇌 자극 시스템을 실험쥐에 착용, 재활치료를 할 수 있다. KIST 제공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바이오닉스연구센터 김형민 박사팀이 개발한 무선 착용형 뇌 자극 시스템을 실험쥐에 착용, 재활치료를 할 수 있다. KIST 제공
[파이낸셜뉴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바이오닉스연구센터 김형민 박사팀이 무선 초음파를 이용해 수술없이도 뇌졸중을 치료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착용이 가능한 무선 저강도 집속초음파 뇌 자극기를 만들었다. 연구진이 뇌졸중 실험쥐에 초음파를 가해 재활 7일 후에는 정상 쥐와 유사한 운동 능력을 보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진은 "이 연구 결과는 머지않아 임상 수준에서의 착용형 초음파 뇌 자극 기술 개발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구진은 2018년 소뇌 심부에 저강도 집속초음파 자극을 가해 편마비에 의해 저하된 운동기능이 회복되는 치료법을 밝힌 바 있다. 또 2020년에는 뇌졸중 소뇌 심부 저강도 집속초음파 자극 치료기술이 뇌파 중 하나인 델타파의 변화와 밀접하게 연관됨을 입증했다.

이 기술을 다양한 환경에서 뇌졸중 환자의 재활 치료에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초음파 기계를 일상생활에서 편하게 착용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기존 초음파 뇌 자극기는 무겁고, 고정돼 있어 마취되거나 고정된 동물을 대상으로 하는 실험에서만 사용할 수 있어 실용화가 어려웠다.

연구진은 축적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저강도 집속초음파를 무선으로 조정할 수 있는 약 20g의 가벼운 착용형 뇌 자극기를 개발했다. 이 뇌자극기를 뇌졸중 실험 쥐에 사용해 운동 능력을 측정했다. 실험 결과, 재활 효능이 있다는 것이 검증됐다.

뇌졸중 쥐 모델의 뇌에서 운동을 관장하는 영역에 약 426kPa의 압력을 갖는 초음파를 가해 재활 3일 후 초음파를 가하지 않은 뇌졸중 모델과 비교했을 때 운동 능력이 유의미하게 향상됐다. 또 재활 7일 후에는 정상 쥐와 유사한 운동 능력을 보였다.

연구진이 개발한 뇌 자극기는 가벼운데다 무선이어서 신체적 움직임에 따른 제약 없이도 초음파로 뇌 운동 영역을 자극함으로써 뇌졸중으로 손상된 신경의 재활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김형민 박사는 "앞으로 자극 후 안전성과 질병 치료의 효과를 보장하기 위해서 초음파 자극을 통한 신경조절의 분자적, 세포적 메커니즘을 밝혀 및 자극 프로토콜을 최적화하는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의공학 분야 국제 저널인 'IEEE 의생명공학처리기술(Transactions on Biomedical Engineering)' 최신호에 게재됐다.

한편, 뇌졸중은 사망률이 높고 사망하지 않더라도 뇌에 혈액이 공급되지 않아 신경세포가 손상되면 신체를 움직이기 어려워지는 심각한 질병이다. 뇌졸중으로 손상된 뇌신경 재활을 위해 운동 요법과 뇌신경 자극 등 다양한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그중 저강도 집속초음파 자극 기술은 수술 없이 초음파가 두개골을 통과해 원하는 위치에 높은 정확도로 기계적인 에너지를 전달하여 신경세포를 활성 혹은 억제할 수 있어 뇌졸중 등의 신경 손상 질환의 재활 치료기술로 기대되고 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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