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전력 자립률 높여라"… 서울시, ‘연료전지’ 도입 의무화한다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2.28 18:16

수정 2020.12.28 18:16

화학반응으로 전기 생산 ‘친환경적’
신축 건물 일정비율 연료전지 설치
건물 비상전원 활용 제도 개선키로
부지 제공 등 관련산업 발전도 지원
서울시가 시의 전력자립률을 높이기 위해 친환경 연료전지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연료전지는 연료를 태우는 기존 발전시설과 달리 화학반응을 통해 전기를 얻는 친환경 발전이다. 지난 2017년 3월 서울 마포에 건립된 노을연료전지 발전소의 모습이다.
서울시가 시의 전력자립률을 높이기 위해 친환경 연료전지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연료전지는 연료를 태우는 기존 발전시설과 달리 화학반응을 통해 전기를 얻는 친환경 발전이다. 지난 2017년 3월 서울 마포에 건립된 노을연료전지 발전소의 모습이다.
서울은 전기를 많이 소비하지만 서울에서 생산되는 전기는 거의 없다. 대부분 타지역 화력발전소 등으로부터 송전받아서 전기를 쓰고 있다.

전기가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과정에서 손실이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때문에 발전소는 이동 과정에서의 손실까지 고려해 필요 이상의 전기를 생산해야 한다.

발전소 가동이 늘어나면 그만큼 온실가스나 미세먼지를 발생도 증가하기 마련이다.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한 서울시의 선택은 전력자립률 향상이다. 서울시내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전기를 생산해 외부에서 송전 되는 전기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특히 서울시는 오는 2050년까지 연료전지 1기가와트(GW) 보급을 계획하고 있다.

■ 연료전지에 주목하는 이유

28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서울지역 전력 사용량은 4만7167기가와트시(GWh)다. 반면 서울의 전력 생산량은 2,677GWh에 그친다. 전력자립률은 5.7%다.

낮은 전력자립률은 온실가스나 미세먼지 배출을 늘리는 원인이 되고 있다.

대부분의 전력이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대형 화력, 원자력 발전소로부터 공급되다 보니 이동 중 발생하는 전력손실을 보충하기 위해 발전소 가동을 늘릴 수밖에 없어서다.

더구나 냉방 설비가 가동되는 여름철에는 서울 지역 최대 전력 부하가 증가해 노후 석탄 화력발전소까지 가동하게 만들고 있다.

서울시는 '연료전지'를 주목하고 있다. 연료전지는 연료를 태워서 발전기를 돌리는 기존 발전시설과 달리 연료의 화학반응에서 직접 전기를 얻는다.

수소와 산소가 반응해 물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전기를 만드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미세먼지나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고 기상 상황에 관계없이 24시간 발전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도시 지역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우선 서울시는 건물의 전력자립률을 높이기 위해 신축 건물부터 계약전력용량의 일정 비율만큼 연료전지를 설치하는 의무화 제도를 시행할 계획이다.

연료전지 의무화는 연면적 10만㎡ 이상의 대형 신축 건물부터 우선 적용하고 연차적으로 적용 대상을 확대할 예정이다.

건물 내 필수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발전설비인 비상전원으로 연료전지를 활용 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도 추진한다.

내년 중 서울형 연료전지 비상전원 기술기준을 만들어 현장에 비상전원 연료전지가 빠르게 정착시킬 방침이다.

이동원 STX중공업 연구소장은 "서울시의 적극적인 연료전지 산업 부흥 정책은 정부의 수소 활성화 및 그린 뉴딜, 탄소 중립 이슈를 모두 대응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이라며 "국내 에너지 제조업 부흥 및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 기술발전·일자리 창출도 기대

서울시는 연료전지 보급량 확대뿐만 아니라 관련 기술의 발전도 끌어내겠다는 생각이다.

김호성 서울시 녹색에너지과장은 "서울의 자원을 연료전지 산업 발전을 위한 투자로 연결, 그린뉴딜로서 일자리를 창출하면서 서울의 전력자립률도 높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차세대 연료전지(SOFC)' 실증 장소로 공공부지를 제공했다. 서울 내 신축 건물 설계에 적용될 수 있도록 지난 3월 '서울시 신재생에너지 생산량 산정지침'을 개정해 SOFC의 국내 건물용 시장진입을 발판을 마련해 뒀다.

현재 STX중공업, 미코, 에이치앤파워 등 국내 업체에서 개발한 건물용 SOFC 제품이 실증시험 중이거나 상용화되고 있다.


서울시는 신제품인 SOFC의 신뢰성 확보에 도움을 주기 위해, 정부 연구개발(R&D) 사업 실증 장소로 서울물연구원 건물 내 유휴 공간을 제공해 지난해 11월부터 SOFC가 가동 중이다.

건물용 연료전지뿐만 아니라 다른 용도로 개발이 어려운 공공 및 민간 도시기반시설 내 유휴부지를 활용한 민자 연료전지 발전소도 지속 유치해 오는 2050년까지 연료전지 1GW 보급하게 된다면 9조원 상당의 산업 매출 효과와 200만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생산을 할 수 있다.


이종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청정신기술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서울시는 전국 지자체 중 가장 선도적으로 신재생에너지 생산·소비 건물을 확대하고 관련 산업을 활성화시켰으며 무엇보다 민간 사업자나 수요자들의 선택 폭도 넓혀줘어 국내 신재생에너지 보급사업의 롤모델이 됐다"고 전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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