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동학개미 해' 코스피 천장 뚫고 사상최고 하이킥…숫자로 본 2020증시

뉴스1

입력 2020.12.30 17:04

수정 2020.12.30 17:39

올해 증시 마지막 거래일인 3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지수가 전일대비52.96 p(1.88%)상승한 2,873.47을 나타내고 있다. 한편 코스닥 지수는 11.01p(1.15%) 상승한 968.42를, 원·달러 환율은 5.80원 내린 1,086.30원으로 마감했다. 2020.12.30/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올해 증시 마지막 거래일인 3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지수가 전일대비52.96 p(1.88%)상승한 2,873.47을 나타내고 있다. 한편 코스닥 지수는 11.01p(1.15%) 상승한 968.42를, 원·달러 환율은 5.80원 내린 1,086.30원으로 마감했다. 2020.12.30/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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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발 폭락장에 1400대로 곤두박질 쳤던 코스피 지수가 불과 10개월 만에 천장을 연이어 뚫으며 2배 수준의 사상 최고치인 2873.47로 한해를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도 1000시대 진입을 눈앞에 뒀다.


유례없는 동학개미 운동과 유동성에 힘입은 코스피 지수는 전인미답의 2800선 고지를 넘어 3000선을 향해 달리고 있다. 거침 없는 상승세에 올 한해 국내 주식시장에는 각종 진기록이 남았다. 동학개미의 순매수 금액은 63조를 넘어섰고, 국내 주식시장 시가총액과 일평균거래대금 등은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6만전자'의 오명을 좀처럼 벗지 못하던 삼성전자는 '8만전자'를 넘어 '9만전자'를 넘보고 있다.

◇코스피 1400대에서 2800대로…거침없는 진격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올해 마지막 거래일인 이날 2% 가까이 오르며 2873.47로 마감했다. 연저점 대비 1400p 이상 오른 수치다.

코로나19가 전세계를 덮친 지난 3월19일 코스피 지수는 1457.74로 고꾸라졌다. 지난 2001년 미국 9.11 테러 이후 19년 만에 서킷브레이커스가 발동되는 등 그 충격은 상당했다.

그러나 코스피 지수는 개인투자자의 주식매수 열풍을 의미하는 '동학개미'의 적극적 매수와 주요 각국의 경기 부양책에 힘입어 연중 최저치 기록 후 불과 4개월 만인 지난 7월 전년 말 수준인 2200선에 올랐다. 상승세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외국인과 개인이 번갈아 순매수에 나서면서 코스피 지수는 지난달 2400선을 돌파했고, 단기간에 2500, 2600 고지를 탈환했다.

글로벌 경제회복 기대감 및 수출 회복 등 우리기업의 실적 호조 전망과 외국인의 거침없는 순매수에 힘입어 코스피 지수는 지난달 말 사상 최고치(2602.59)를 기록한 것에 이어 이달 4일 2700, 24일 2800선을 연달아 뚫으며 무서운 상승세를 이어갔다. 결국 코스피 지수는 올해의 마지막 날에도 사상 최고치 랠리를 이어갔고, 꿈의 숫자인 '3000' 시대 개막을 향해 달리고 있다.

코스닥 지수도 1000시대를 목전에 두고 있다. 지난 10월 말 792.65에 불과하던 코스닥 지수는 이날 968.42으로 마감, 두달 만에 22% 이상 올랐다.

◇동학개미, 주식시장에 130조 부었다…또 또 최고치

폭발적인 지수 상승의 1등 공신은 단연 개인투자자, 즉 동학개미다. 올해 새로 개설된 증권 계좌수는 무려 610만여개 이상으로, 뜨거웠던 동학개미 운동의 열풍을 짐작할 수 있다. 지난 28일 기준 주식거래활동계좌수는 3548만3992개로, 지난해말 2936만2933개 보다 612만1059개 늘었다.

올해 주식 시장에 뛰어든 주린이(주식+어린이)를 포함해 동학개미는 주식시장에 130조에 가까운 돈을 쏟아부었다. 동학개미는 연초부터 이날까지 국내 유가증권 시장에서 47조4892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16조3172억원을 사들였다.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을 합친 개인들의 순매수 금액은 63조8064억원으로 역대 최대치에 달한다.

이는 증시가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데 중추적 역할을 했다. 최근에는 외국인에게 잠시 넘겼던 순매수 '바통'을 다시 이어받아 적극적인 순매수를 보이며 사상 최고치 랠리를 주도했다.

주식매수를 위한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 예탁금도 65조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썼다. 29일 기준 투자자 예탁금은 65조5202억원으로, 양대 주식시장에서 개인들이 순매수한 금액과 투자자 예탁금을 합하면 동학개미들이 올해 주식시장에 투자한 돈은 129조3266억원에 달한다.

보유 주식 등을 담보로 대출 받아 투자하는 신용거래융자 잔고, 이른바 '빚투'도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 치웠다. 29일 기준 신용융자 잔고는 19조2128억원이다. 코로나19발 폭락장 당시 잔고 저점이던 3월25일(3조941억원)과 비교해 6배 수준으로 늘었다.

개인투자자의 시장참여가 늘며 올해 주식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22조7000억원으로 종전 최대치인 2018년 11조5000억원의 2배 수준을 기록했다. 주식거래에서 개인투자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76.2%로 작년 64.8%보다 11.4%p 증가했다.

◇'돌아온 외국인'에 사상 최고치 랠리…삼성전자 '8만전자' 등극

동학개미가 국내 주식시장의 V자 반등을 이끌었다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사상 최고치 랠리를 가능하게 했다.

올해 들어 10월까지 국내 유가증권 시장에서 27조8052억원을 팔아치운 외국인은 지난 11월 한달 동안 4조9938억원을 순매수하며 '바이 코리아(Buy korea)'에 나섰다. 같은 기간 코스닥 시장에서도 외국인은 8470억원을 순매수했다. 원화의 가파른 강세가 외국인의 매수세를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올해 3월 1280원대까지 올랐던 달러/원 환율은 지난달 18일 1103.8원, 이달 7일 1082.1원까지 떨어졌다.

외국인의 거침없는 순매수에 11월 한달 동안 코스피 지수는 2267.15에서 2591.34로 약 14% 이상 뛰었다. 코스닥 지수도 22% 가량 올랐다.

외국인 수급에 반도체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더해지며 코스피 시가총액 1위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6만전자'의 오명을 벗고 '9만전자'를 향해 달리고 있다. 이달 들어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파운드리(위탁생산) 호조 기대감이 커지면서 삼성전자의 주가는 연일 신고가를 쓰며 고공행진 했는데,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은 코스피 지수의 2800선 돌파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대장주 삼성전자는 지난달 초 5만6600원에서 이날 8만1000원까지 올랐다. 주가 상승률은 43%에 달한다. 이날 종가 기준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483조5524억원으로, 11월 초(342조6655억원)와 비교해 140조 이상 늘었다.

◇코스피+코스닥 시가총액 2300조 넘었다

동학개미에 '돌아온 외국인'이 더해지며 국내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은 2300조를 넘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11일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을 합친 국내 주식시장 시가총액은 2032조3780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썼다. 직전 역대 최고치는 지난 2018년 1월29일의 2019조1690억원이었다.

이날 종가 기준 코스피 시총액은 1981조5013억원, 코스닥 시총액은 385조5826억원으로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친 시총액은 2368조839억원에 달한다. 코로나19 폭락장에서 올해 최저점을 기록한 지난 3월19일(1139조2000억원)에 비해 무려 1200조 이상 증가했다.


코스피 시가총액의 경우 지난달 11일 1703조9460억원에서 같은달 26일 1800조, 이달 11일 1900조까지 돌파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전반적인 상황과 내년 경기·기업실적 모멘텀을 감안할 때 긴 호흡에서는 코스피 3000선 시대 진입을 전망한다"고 했다.
다만 "최근 가파른 상승과정에서 호재를 선반영했고 이과정에서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짐에 따라 투자심리·수급변화에 예민한 반응을 보일 수 있는 시점이라는 점에서 단기적으로 변동성 확대를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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